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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판사', 경쾌하면서 묵직했다


스토리도 연기도 기막힌 완급조절

[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경쾌하면서도 묵직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극본 천성일, 연출 부성철, 이하 '친판사') 3~4회는 경쾌함과 묵직함을 넘나들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스토리, 연기의 기막힌 완급조절이 있어 가능했다.

쌍둥이 형 한수호(윤시윤) 대신 법복을 입고 재판정에 들어선 전과5범 한강호(윤시윤)로 시작됐다. 상황을 모면해야 하는 한강호는 한수호가 써둔 판결문을 펼쳤지만 읽을 수 없었다. 한자로 가득했기 때문. 한수호는 선고 기일을 일주일 미루고 재판정을 나왔다.

모든 상황을 피해 빠져 나오려던 한강호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며칠 뒤 열릴 이호성(윤나무) 공판을 잘 부탁한다며 큰 거 한 장을 마련했다는 남자의 말. 한강호는 다시 돌아왔다.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나 큰 거 한 장을 받기 위해서다.

이호성은 재벌 갑질 폭행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한강호는 시간을 벌기 위해 송소은(이유영)에게 한자로 가득한 판결문을 수정하게 했다.

이호성의 변호를 맡은 오상철(박병은)은 친구인 한수호를 찾아가 선고유예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가 만난 이는 한수호가 아닌, 한수호 행세를 하는 그의 동생 한강호였다. 오상철에게 힌트를 얻은 한강호는 송소은에게 선고유예로 이호성 판결문을 써보도록 유도했다.

송소은은 자신의 언니가 겪었던 과거 사건을 떠올리며 이호성 판결문을 작성했다. 선고유예가 아닌 7년 징역형으로.

이 판결문을 두고 한강호와 송소은이 대립했다. 양형 기준을 언급하며 선고유예로 다시 판결문을 쓰라는 한강호. 법과 양심을 버릴 수 없다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송소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두 사람의 팽팽한 대립을 끝으로 이날 방송은 마무리됐다.

납치된 한수호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서 아슬아슬 도망쳐 나왔다. 한수호를 납치한 두 남녀를 통해, 그들이 과거 한수호의 판결에 어떤 불만을 품고 있음이 암시돼 궁금증을 남겼다.

송소은의 팔 상처와 연관된 아픔도 공개됐다. 송소은의 언니가 성폭행을 당했던 것. 해당 사건의 공판에 한수호가 증인으로 섰던 점 또한 극 전개에 중요한 포인트임을 암시했다.

이날 방송은 전체적으로 경쾌함과 묵직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얼떨결에 가짜 판사가 된 한강호의 좌충우돌 상황들은 에너지와 코믹코드 등을 통해 웃음을 선사했다.

반면 송소은 언니와 관련된 성폭행 사건, 이호성의 재벌 갑질 폭행 사건 등은 실제 사건들을 모티프로 극화한 만큼 분노와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모든 것들이 절묘한 스토리 완급조절을 통해 구성된 것이다.

배우들의 적재적소 연기도 한몫 톡톡히 했다. 윤시윤, 이유영, 박병은 등 배우들은 가벼워야 할 때는 가볍고 유쾌하게, 묵직해야 할 때는 무겁고 먹먹하게 각자의 캐릭터와 연기를 변주했다.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지루할 틈 없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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