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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포커스]환갑에 동남아 최고 지도자로 우뚝선 박항서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경상남도 산청 시골 소년이 환갑의 나이에 동남아 축구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아세안 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2차전 합계 3-2로 2008년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박항서 매직'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베트남이 박 감독 부임 전부터 육성한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실력에 정신력과 투혼을 집어 넣어 '한국화'에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자신의 지도 방식을 최대한 녹여 성공 신화를 완성했다.

사실 지난해 10월 박 감독이 베트남에 부임 당시에는 '박항서'라는 이름 석자조차 몰랐던 베트남인들이다. 박 감독을 베트남 대표팀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는 "베트남 축구인들은 자존심이 강했다. 박항서라는 이름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는 경남FC와 함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이 그나마 내세울 만한 결과물이었다. 전남 드래곤즈에서는 성적이 형편 없었고 실업 축구 내셔널리그 창원시청까지 밀려났다.

동년배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방대로 승승장구했다는 점에서 더 아쉬움이 컸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4강 신화를 만들었던 것은 어제의 일이 됐다.

고민을 거듭하던 박 감독은 베트남이라는 신세계로 왔다. 베트남은 축구가 국기다. 전임 외국인 감독도 버티지 못했다. 모든 국민이 감독이었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발상의 전환을 했다. 이들의 죽어있던 장점을 키우는데 앞장섰다. 그 결과 지난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축구였다. 박 감독은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겸임, 업무가 과했다. 선수들을 두루 살피는 장점을 얻었지만, 그만큼 피로도는 컸다. 워낙 꼼꼼한 인물이라 더 그랬다.

하지만, 항공기로 왕복 네 시간이 걸리는 하노이-호치민을 하루 안에 오가며 업무를 처리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고 위대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의 정점에 선 박 감독이다.

조이뉴스24 하노이(베트남)=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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