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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스토리]우승 카퍼레이드 無…베트남 총리 고향 다낭으로 향한 박항서 감독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우승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오전 6시부터 베트남 하노이를 떠나 다낭행 항공기에 올랐다.

베트남은 15일 오후(한국시간) 하노이 미딩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 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었다. 1차전 2-2 무승부를 거뒀던 베트남은 합계 3-2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로 축복을 받은 베트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기가 열렸던 하노이는 물론 호치민, 다낭, 나짱 등 모든 도시가 붉은 물결로 넘실거렸다. 밤새 축하 행사가 이어졌고 시내 주요 도로를 막고 목이 쉬도록 응원하고 음주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승 기쁨이 컸지만, 가장 바쁜 사람은 박항서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숙소로 돌아가 가볍게 축하연을 즐긴 뒤 선잠을 잤다. 오전 6시 노이바이 공항을 통해 꽝남성 다낭으로 향했다.

꽝남성은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의 고향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꽝남성 벽화 마을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미술 도구를 선물한 곳이기도 하다.

쑤언 푹 총리는 전날 경기를 관전하며 베트남을 열렬히 응원했다. 경기 종료 후 시상식에서는 박 감독을 안아주고 함께 경기장을 도는 등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다낭행을 택한 것은 쑤언 푹 총리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고 한다. 박 감독도 자신을 신뢰하는 총리를 위해 기꺼이 당일치기 다낭행을 택했다. 주요 정치인들도 다낭행 항공기에 올랐다고 한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는 이날 박 감독이 자동차 기업인 타코 그룹 다낭 법인 설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우승 축하금으로 받은 10만 달러(한화 약 1억1천만원)를 배트남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기부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을 이날 오후 늦게 하노이로 복귀한다. 당초 베트남 축구협회(VFF)는 우승을 하면 하노이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계획했었다고 한다. 다낭에서 복귀하면 시내 주요 도로를 돌며 팬들의 환대에 감사함을 전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지난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로 두 번이나 카퍼레이드하면서 하노이 시내가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경찰력 5천명이 동원됐었지만 통제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교통 마비로 관광객 등이 큰 불편도 겪었다는 후문이다.

아찔한 경험을 했던 하노이 공안부에서는 VFF에 카퍼레이드를 만류했다고 한다. 절묘하게도 베트남 정부가 쑤언 푹 총리의 고향행을 선점하면서 공안들이 마음을 놓게(?) 됐다. 대신 박 감독은 하노이 복귀 후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박 감독이다.

조이뉴스24 하노이(베트남)=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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