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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 '열일 배우' 질문에 호날두 이야기 꺼낸 이유(인터뷰)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아직까지는 대본을 보고 연기를 하는게,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한숨이 나올 만큼 힘든 적도 없어요."

이이경은 '열일' 하는 이유를 묻자 호날두 이야기를 꺼냈다. 집에 들어가면 호날두가 뛰고 있는 사진이 담긴 액자가 가장 먼저 보인단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신의 기록을 자신이 깨는 선수. 호날두의 사진을 보면 좋은 자극이 된다고. 최고의 선수 호날두처럼, 이이경은 좋은 배우가 되길 꿈꾼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사진=HB엔터테인먼트]

이이경은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해'에 출연해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첫 주연작이자 장르물 도전이었다. 드라마를 마친 이이경의 얼굴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드라마 끝날 때 집중력 자체가 처음 같지 않고 '시원섭섭하다'는 마음이 있는 드라마가 있다면, 이번 드라마는 아쉬움이 많았어요. 강지헌에 대한 애착이 컸어요. 촬영이 쉽지 않았는데 체감상 짧게 느껴졌어요. (김)선아 선배님도 '나도 이번엔 빨리 지나간 것 같아'라고 했어요. 드라마 신 자체가 밀도가 있다보니, 그렇게 느낀 것 같아요. 다작을 했는데, '이것도 견뎌야 할 숙제구나'라고 처음 느낄 만큼 캐릭터에서 잘 안 나와져요. 제겐 울림이 큰 드라마였어요."

이이경은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심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칙주의적 형사 강지헌 역을 맡아 설득력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와 '검법남녀'에서 코믹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던 그였다. 이번엔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역할로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들었다. 이이경 스스로도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1' 당시 감독님께서 '이경이 널 보면 사람들이 웃을 준비를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전까지 재밌는 캐릭터들로 대중분들이 봐주셨는데, 워낙 반대되는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저도 고민이 많았어요."

"제게 선택의 시간이 왔을 때 사실 자신이 없었어요. 워낙 재미 위주의 작품을 했었잖아요. '왜 나를 캐스팅 했을까' 했는데, 회사에서는 '하면 잘하잖아'라고 하더라구요. 이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나요(웃음). 하기로 한 시점부터 감독님과 작가님, 김선아 선배님을 자주 만났어요.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기 전에 김선아 선배님이 '질문을 먼저 할게요'라고 시작했고,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준비하는 시간이 큰 도움이 됐어요. 아마 그런 시간이 없었으면 캐릭터가 완벽하게 이해되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사진=HB엔터테인먼트]
[사진=HB엔터테인먼트]

'붉은 달 푸른해'는 아동상담사 차우경(김선아 분)이 의문의 살인 사건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촘촘한 스토리 라인과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환기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들었다.

이이경은 "감독님에게 감사한 것이 많다.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명확하게 있었다. (김)선아 선배님의 아이디어도 많았다"고 탄탄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바쁜 촬영 일정에도 제작진은 배우들이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 그는 "태주를 취조하는 신이 있다. 수능 보듯이 대사를 외워야 했다. 촬영장에 있는 수많은 스태프 중 최소 인원만 남기고 다 나갔다.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줬고, 감정이 집중되고 찍을 준비가 될 때까디 다 기다려줬다. 제겐 고마운 현장이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함께 호흡을 맞춘 김선아의 연기에는 감탄이 쏟아졌다. 이이경은 "작품에 대한 애정도나 임하는 태도가 다르다. 저에게도 '작품 선택 잘한거야. 후회할 일 없을 거야'라고 하고, 또 다음날은 '우리 드라마 예술이지. 대박이야'라고 했다. 감정선이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그걸 같이 수정하기도 했다. 둘이 쌓아지는 감정들로 연기에 잘 표현됐다"며 "이런 상대 배우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극에서는 대립각을 세운 차학연에 대해서도 칭찬을 풀어놨다. 이이경은 "종방연에서 계속 붙어있었다. 촬영장에서 연기할 때도 희열이 있고 좋았는데, 사실 마주치는 신이 없었다. 학연이가 먼저 촬영을 마쳐 드라마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서로 애틋함이 있다. 집에 놀러온다고 하는 사이가 됐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다재다능하고 배우로서 더 기대되는 친구다. 목소리도 좋고 발음도 정확하다"고 치켜세웠다.

시즌2를 요구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이이경은 에필로그가 최종회 방송에 나가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윤태주가 감옥에 갇히고 사람들은 일상 생활을 한다. 계속 해서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태주가 붉은 울음의 문자를 보게 된다"라며 "시즌2가 암시되는 내용이다. 만약 방송이 나갔으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이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완주한 것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인생캐릭터'에 대해 묻자 "아직 부족하다. 제 마음 속으로는 인생 드라마였다. 인생 캐릭터로 가지고 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이경은 데뷔 후 쉬지 않고 작품을 했다. 2017년과 2018년 그가 쌓은 필모그래피도 화려하다. 드라마 '고백부부'와 '으라차차 와이키키', '검법남녀'와 예능프로그램 '서울 메이트' '이불 밖은 위험해' '국경 없는 포차' 등에 출연했다.

이이경에게 '충전의 시간'들에 대해 묻자 "지금 인터뷰 하는 것도 제겐 휴식이다"며 "아직까지는 대본을 보는 것도 일을 한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웃었다. 휴대폰을 꺼내 빼곡했던 지난해 스케줄을 보여주며 "정말 쉰 날이 없었던 것 같다"고 하기도.

이이경은 '다작배우'라는 수식어에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본이 좋으면 따라가겠다"고 일 욕심을 드러냈다. '소이경'으로 불린다는 말에 함박 웃음을 터트리기도.

올해도 '열일' 행보는 이어진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시즌1 출연자 중 유일하게 이번 시즌에 합류, 곧바로 촬영을 시작한다.

이이경은 "전 시즌에 함께 했던 배우가 같이 나오면 좋을 텐데 부담감이 크다. 이번엔 제 동창생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평균 이하의 친구들이 열심히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희망을 잃지 않고 좌절을 잃지 않게 끌어주자'고 했다"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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