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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피고 지며, 함께 울고 웃었네"…이미자의 60년 음악인생(종합)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우리의 역사 뒤안길을 함께 걸으며 동백꽃도 함께 피고 지며 함께 울고 웃었네. 내 사랑, 젊음, 멈출 수는 없어도 나 그대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며'.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가 노래 인생 '환갑'을 맞았다. 국민들의 애환을 담아냈던 노래들, 위로를 안겼던 목소리. 가요계의 살아있는 '역사'이기도 한 이미자는,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노래를 한다.

이미자는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60주년 기념 음반 및 신곡 발표회를 열었다. 마이크를 들고 단상 앞에 선 이미자는 "기자님들 부모님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환하게 웃으며 음악인생 60년을 맞은 소회와 활동 계획을 전했다.

1941년생인 이미자는 열아홉살이던 1959년 '동백아가씨'로 가요계에 데뷔했으며 이후 '동백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흑산도 아가씨' '여자의 일생' 등 숱한 히트곡을 내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자가 지금껏 발표한 앨범만 500여장을 넘으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앨범과 노래를 발표한 가수이기도 하다. 지난 60년간 격변의 세월을 거듭한 대한민국의 현대사 속에서 민족의 시련과 한, 특히 여성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국민 가수'이자, 한국 가요계의 '거목'이다.

이미자는 "60년 동안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던 시대가 더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동백아가씨'가 히트하면서 1960년대가 가장 바쁘던 때라고 생각했다. '나를 왜 좋아하실까' 생각도 했다. 세월이 흐르고 나니 그 당시 우리는 너무 살기 힘들었다. 그 역경을 여러분들의 부모님들이 애쓰시고 참고 견뎠기에 잘사는 나라를 만들게 됐다"라며 "그 당시가 가장 바빴던 이유는 너무나 어려웠던 시대에, 제 노랫말이나 목소리가 맞았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국민가수'로 지금껏 사랑 받고 있지만,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이미자는 "가장 바빴을 때, 가장 기뻐해야 했을 때, 항상 꼬리표가 붙어잇었다. 이미자의 노래는 '천박하다' '상급의 클래스는 창피하다'고 했다. 그 당시 이미자의 노래는 술집에서 젓가락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라고 했다. 그런 소외감에서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전통가요를 고집해왔던 이미자는 "서구풍의 좋은 발라드를 부를 수도 있었다. '나도 바꿔볼까' 생각도 했다"고 흔들린 적도 있음을 고백하며 "그러나 저는 참고 견뎠다. 60년이 흐르고 난 뒤 '내가 정말 잘 절제하면서 잘 지내고 잘 지탱했구나' 자부심이 든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로는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가씨' 등 3대 히트곡이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순간을 돌이켰다.

"어려웠던 순간이 많았다"던 이미자는 "3대 히트곡이 모두 금지곡으로 묶였다. 35주간 KBS 차트에서 1위를 했던 곡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고, 무대에도 설 수 없었다. 가장 큰 히트곡들을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 목숨을 끊어놓는 것 같았다"라고 돌이켰다.

힘든 순간을 이겨낸 것은 팬들의 노래 덕분이었다. 이미자는 "금지곡이 됐음에도 팬들이 한사코 불렀다. 그 힘으로 버텼다"라며 "그 때를 지나고, 이렇게 장하게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은 이미자는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먼저 3월께 새 앨범 '노래 인생 60년, 나의 노래 60곡'발표한다. 신곡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를 포함해 국민적 사랑을 포함한 히트곡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미자는 신보를 소개하며 "CD 1,2에는 히트했던 곡들이 담겨있다. 이전에 녹음했던 곡도 있지만, 현재 제 목소리를 들려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제가 콘서트에서 하는 라이브 그대로 녹음됐다. 현재의 목소리, 20대 30대 70대의 목소리도 다 넣었다. 현저히 다를 것"이라며 "'이미자의 목소리가 이렇게 변했구나'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는 50주년 음반에도 참여했던 시인 김소영이 작사를 맡았다. 이미자는 "50주년 노래가 정말 마지막일 것 같아 부탁을 했는데, 60주년 노래를 또 내게 됐다. 제 마음을 잘 표현을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구구절절한 제 마음이 잘 담겼다"며 노래 한소절을 읊기도 했다.

3장의 CD로 나뉘어져 발매되는 신보 중 세번째 CD에는 '목포의 눈물' '황성옛터; '눈물젖은두만강' '찔레꽃' 등 전통가요 20곡이 담겼다. "내가 없더라도 남았으면 하는 우리 전통가요"들이 이미자의 목소리로 녹음됐다.

이미자는 "제 노래보다 신경을 써서 불렀던 노래들, 우리 가요의 원조들이 담겼다. 배고픈 설움 등의 노래들을 부르며 위안을 삼았던 그 시대의 곡들을 담았다. 그 고마운 곡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영구히 보존할 수 있기에 심혈을 기울여 고르고 고른 20곡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우리 후세에 남겨서 가슴에 영원히 남는, '우리가요에 이런 노래가 있었으면 한다'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통이 사라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래서 심혈을 기울였다. 가장 신경을 쓴 노래들이다"라고 강조했다.

후배들에 애정 담긴 '쓴소리'도 전했다. 이미자는 "가요계 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후배들이 가사의 노랫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 가요는 가사의 전달력이 필요하다. 슬픔은 슬픔을 전달하고 기쁨은 기쁨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가요라고 생각한다. 서구풍의 음악이 몰려와서 가요가 파묻히는 데 가사 전달이 안된다. 가슴이 아픈 것이, 노래는 슬픈 표정 없이 슬프다고 한다. 발음도 정확하게 들을 수 없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미자는 무대에도 계속해서 오른다. 5월에는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이미자 노래 60주년'이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개최하며, 이후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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