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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 여는 소통·지키는 약속’ 기본 돼야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영화인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으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장관 후보자 7명 중 첫 번째로 1일 채택됐다.

하지만 역시나 인사청문 과정에서 영화계 비판 관련 불리한 질문에 형식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며 즉답을 피한 점이 부적격 의견에 포함됐다.

자유한국당은 “정책질의에 대한 두루뭉술한 답변은 물론 CJ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영화계 문제 제기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국무위원으로서 업무추진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영화인들로부터 영화 투자배급사인 CJ ENM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직을 맡으며 독점기업 입장을 대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청문회 당시 그는 “사외이사로서 회사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영화인들의 오해라는 식의 반응을 내비쳤다.

박 후보자는 영화인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묻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많은 부분이 (영화인들 입장과) 서로 일치한다고 본다”며 “그 문제는 왜 그랬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다”고 답했다.

보다 못한 안민석 위원장은 “영화인들이 왜 임명을 반대했는지 깊이 성찰할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처럼 ‘잘 이해가 안간다’ 식의 자세는 심히 걱정이 된다”고 짚었다.

이후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이 “영화인들이 후보자의 문체부 장관 지명 소식을 듣고 ‘고양이에게 생선창고를 맡긴 꼴’이라고 비판하는데 알고 있냐”고 하자 “깊이 받아들이겠다”고 수긍했지만 이유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건으로 그러시는 것 같다”고 여전히 인정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최 의원은 또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2016년 ‘영화 배급업과 상영업을 분리하고 스크린 독과점을 제한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찬반 입장을 물었다. 박 후보자는 “이미 3개 법안이 상임위원회에 올라가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최 의원이 “장관은 국정철학을 가진 리더다. 결정을 해야 된다. 그래서 그 견해와 소신을 묻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박 후보자는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를 닫아 실망감을 안겼다.

그럼에도 의원들이 관련 질문을 계속하자 박 후보자는 “(스크린) 상한제나 상호교차 등이 추진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산업 전체의 순환·생태 문제를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떠밀려 의견을 전했다.

또 “글로벌한 플랫폼이나 유통사가 오는 상황 속에서 종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영화계에서 우려하는 것들은 굉장히 의미가 있고 적극적으로 검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라임 시간대 특정 영화의 상영관 비중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인들을 제일 먼저 만나서 의견을 듣고 독과점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왠지 강요해서 이끌어낸 답변 같아 신뢰로 연결되진 않지만 분명 전 국민 앞에서 그는 약속했다. 정책추진 의지와 계획에 대해 소신을 밝히진 못했지만 청문회를 통해 문체부 장관 위치에서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는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박 후보자는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듯하지만 뚜렷한 이유로 강력하게 그의 장관 임명에 반발하는 집단과 맞서 있다. 자신이 한 발언에 책임지고 소통과 조율을 반복하며 합리적인 정책을 펴나가는 새 문체부 장관을 기대해본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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