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형 "떳떳하고 싶어 버티고 버텼다"(인터뷰)


[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중랑천 박효신'으로 주목을 받을 때만 해도 머지 않아 데뷔의 길이 열릴 것 같았다. 헌데 4년이 더 걸렸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고승형은 "떳떳하고 싶어서 버티고 버텼다". 인고의 시간은 그를 더 탄탄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진짜 고승형'으로 대중 앞에 섰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이후 4년의 시간은 '중랑천 박효신'을 벗어버리고 '고승형 색깔'을 찾는 과정으로 요약된다.

고승형[사진=STX라이언하트]

제주도에서 보냈던 중고등학교 시절 틈만 나면 바닷가 선착장 끄트머리로 가 이어폰을 꼽고 깊은 바다를 바라보며 박효신의 음악을 듣고 또 들었던 고승형.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를 때도 늘 '박효신이라면 어떻게 부를까'를 생각했다. 그의 음악은 박효신 그 자체였고 시작과 끝이었다.

그 덕에 2015년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중랑천 박효신'으로 출연했고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대로 대중 앞에 선다는 건 '가짜 고승형'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에 불과했다. 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제 목소리와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이 오래 걸렸어요. 처음엔 버리기가 어려웠는데 오랜 과정에서 조금씩 깨닫고 느끼면서 그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지난 4년은 가짜에서 진짜로 변하는 과정이었어요. 이제야 가수 고승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았죠."

그를 버티게 해준 건 첫 번째가 팬이고 두 번째가 가족이다. 특히 그의 매형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사실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것도 없는 저를 4년이나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었어요. 동시에 제가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 요인이기도 하고요. SNS에 근황을 전하는 것도 하기 어려운 시절도 있었는데 그때도 여전히 '힘드신가봐요. 그래도 기다릴게요' 이런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큰 힘이 됐어요."

"제주도로 다시 내려가야 하나 고민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매형이 촉이 좋아서 꼭 전화를 해서 위로도 해주고 용돈도 몰래 보내주고 그랬어요. 생활비는 제가 벌어서 쓰긴 했지만 월세도 내줬고요. 포기해서 내려가면 매형을 볼 자신이 없었어요. 매형에게 떳떳하고 싶어서 버텼던 것 같아요."

고승형[사진=STX라이언하트]

그런 시련의 세월을 견디고 견뎌 마침내 팬들에게도 가족들에게도 떳떳한 가수 고승형으로 정식 데뷔곡 '할 게 없어'를 발표했다.

'할 게 없어'는 오래된 연인과 이별 후 괜찮을 줄 알았지만 그녀 없인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연인의 빈자리를 느끼며, 매일매일 그녀와의 추억에 젖어 그리움에 목말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고승형은 섬세하게 때론 강렬하게 곡의 감성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처음 이 곡을 받았을 때 도전정신이 생겼어요. 말하듯이 담담하다가 부드럽게 이어지기도 하고 또 폭발하는 부분도 있고 다양하게 표현해야 했거든요. 이 감정에 더 독아들 수 있었던 건 뮤직비디오를 웹드라마로 찍게 되면서 장면과 대사들이 연상되니까 더 몰입해서 부를 수 있었어요."

고승형의 말처럼 '할 게 없어'는 5부작 웹드라마 '이별증후군'과 연결된다. 곡의 감성을 좀 더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느낄 수 있고 몰입하게 만든다. 고승형 역시 "웹드라마를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 대사, 표정들로 인해 '할 게 없어' 네 글자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고승형은 그렇게 가장 어려웠던 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이젠 겉핥기가 아니라는 자신감도, 또 한 발 내딛을 용기도 생겼다.

"힘들 때 마지막으로 내 자신한테 '다른 거 하겠냐'고 물었어요. 처음엔 뭐라도 하겠지 싶다가도 결국엔 계속 음악 관련된 곳에서 머물더라고요. 정말 미친듯이 했어요. 태어나서 박효신 선배님 노래 말고 이렇게 열심히 해본 적이 없어요.(웃음)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멈추고 싶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거에요."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









아이뉴스24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