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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조절로 지진관리 안돼", 새로운 위험관리기준 필요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 사이언스誌에 논문 게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유체주입량을 조절함으로써 지진위험을 관리해 온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때문'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던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단장 이강근 서울대학교 교수) 참여연구원들이 '유체 주입으로 유발되는 지진 위험 관리' 제목의 과학정책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誌 정책포럼에 게재해 다시 한 번 유발지진 관리체계의 전환을 촉구했다.

연구진(제1저자 : 이강근, 교신저자: William Ellsworth)은 이 논문에서 ▲유체 주입량과 최대지진과의 관계에 관한 기존 이론의 문제점 ▲물 주입이 종료되었다고 위험성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내용 ▲포항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유체주입량 조절에 의한 위험관리 신호등 체계의 문제점 ▲지진 위험관리를 위한 독립적 관리 방안의 확보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우선 유체의 주입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의 규모를 한정한 지금까지의 경험적 이론이 잘못됐음을 강조했다. 발생하는 지진의 규모는 지하의 응력 상태 및 단층의 상태와 특징이 주요인이며, 주입량은 단지 통계적으로 참고할 내용이라는 것이다.

또한 포항지진이 물 주입이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약 두 달 이후에 발생해 원인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일정 규모의 지진 발생이 감지돼 물 주입을 중단하더라도 그 영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영향이 한동안 계속되거나 더 강화되고 이후에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지진 위험 관리는 영향을 주는 쪽에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영향을 받는 쪽(단층)에서 어떤 상황이 진행되는지를 파악해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지진위험관리를 위한 독립적인 의사결정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도시 근처에서 위험성이 수반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위험도 분석이나 주민들과의 협의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포항지진 이전에 미소지진들이 발생해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비슷한 형태의 물 주입이 계속됐던 점을 감안할 때 위험관리 측면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의사결정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강근 교수는 "이 논문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으로 인한 촉발지진이라는 정부조사연구단의 결론을 재차 확인하고, 포항의 실패로부터 향후 지진위험관리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전세계에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사례로부터 전세계가 좀 더 안전한 방향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의 큰 의미가 있고 세계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논문 표지 [사이언스]
발표논문 표지 [사이언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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