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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궂은 하늘…오락가락 비에 울다 웃은 두산


[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그것 밖에 안되나."

18일 잠실구장. 빗방울이 흩날리는 하늘을 보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올 시즌 두산이 우천으로 경기를 하지 못한 게 단 2경기에 불과하다는 구단 직원의 대답에 대한 반응이었다. 두 경기 모두 원정경기였다. 잠실 홈경기를 비 때문에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날도 경기 전 비가 쏟아졌지만 경기를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예정대로 오후 6시30분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그런데 경기 초반부터 강해진 빗줄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폭우로 변해갔다. NC 다이노스가 6-5로 앞선 3회말이 끝나자 결국 방수포가 덮어졌다. 오후 7시50분 중단된 경기는 우천 취소가 유력해 보였다.

그런데 약 30분이 경과하자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개이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눈에 띄게 약해지자 오후 8시35분 경기가 재개됐다.

하지만 하늘의 변덕은 그친 게 아니었다. 경기장의 빗줄기는 다시 굵어졌고, 언제 다시 경기 중단이 선언될지 모를 정도였다. 쏟아지는 빗방울에도 불구하고 두산이 5회말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아 9-6으로 뒤집었다. 5회말이 끝나면서 정식 경기로 인정받게 됐다. 언제 취소되든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

그러자 하늘의 비는 서서히 약해지더니 NC가 6회초 1점을 얻자 완전히 그쳤다. 우비와 우산으로 중무장한 관중도 거추장스러운 장비를 걷어치우고 편안히 응원에 몰두했다.

경기 내내 오락가락하던 비는 이후 다시 내리지 않았고, 경기는 9회까지 정규이닝을 무사히 소화했다.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기록될 때의 시간은 10시 51분.

4시간 32분에 걸친 악전고투 속에 10-7로 승리한 두산은 2연승과 함께 홈경기 우천취소 '제로'의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승패는 갈렸지만 심술궂은 하늘의 변덕에 두 팀 모두 노심초사하긴 마찬가지였다. 이긴 두산이나 패한 NC나 마치 더블헤더를 치른 듯 온몸의 진을 한가득 뺀 하루였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 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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