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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리 "연예인의 삶 좋은지 몰라, 연기 행복에 견디죠"(인터뷰)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대범한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미키가 주체성을 띠기 시작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죠."

연기 갈망이 컸던 남규리에게 '이몽'의 미키는 특별했다. '예쁜 배우'의 틀에 갇히지 않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 시대를 살았던 독립운동가들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드라마 안팎으로 논란도, 아쉬움도 있지만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었다.

배우 남규리는 MBC 특별기획 드라마 '이몽'(극본 조규원, 연출 윤상호)에서 경성구락부 재즈 가수 미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밝고 철없는 아이처럼 보였던 미키가 독립운동가의 밀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호평 얻었다.

[사진=코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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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 활약이 인상 깊었다. 그는 이영진(이요원 분)의 마지막 독립운동을 도왔고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남규리는 "마지막 회 결말에 아주 만족했다. 경성구락부 안에서 모든 일의 결말이 지어지는데 그것을 미키가 주도해서 했다. 중간에 신이 없던 것에 대한 해소가 됐다.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주체적인 성향이 보여졌기 때문에 만족도가 있다"고 미키의 마지막을 이야기 했다. 남규리는 "그래서 끝나는 것이 더 아쉽기도 했다. 힘든 여정이 끝나고 나면 시원해야 하는데 아쉬워서 눈물이 났다. 제겐 딸 같은, 반쪽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남규리에게 '이몽'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지난 1월 종영한 MBC '붉은 달 푸른 해'와 사전제작 드라마인 '이몽'의 촬영 시기가 겹쳤기 때문. 두 캐릭터 모두 "운명이다"라고 생각할 만큼 끌렸다. 이전에 남규리가 연기했던 인물들의 이미지와 비켜나 있었다.

"저는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이고, 운명적으로 작품을 만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더블로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겐 큰 행운이었어요. 하필이면 그 시기가 제 여성성이 싫어지는 순간이었어요. 저도 더 이상 소녀소녀하지 않으니깐요. 시간이 흐르면서 더 주체적인 인물, 제가 갖고 있는 성향을 드러내보고 싶었어요. 그런 감성을 꺼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제가 표현하지 못했던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축복이에요."

[사진=코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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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고 감정 조절을 해야 하는 건 남규리에게 일종의 도전이었다. 남규리는 "저한테 필요한 건 자신감 밖에 없었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촬영했는데, 처음엔 떨렸다"고 털어놨다.

"'붉은 달 푸른 해' 때는 아동학대 피해자면서 형사라는 설정이 이미 시놉시스에 나와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주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그 답답함이 미키를 따라가며 풀렸어요. 제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상반된 캐릭터가 불가능 하다고 생각 했는데, 두 캐릭터를 하면서 노하우가 생겼어요. 저에겐 정말 좋은 경험이었죠."

'이몽'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드라마. 드라마 안팎으로 캐릭터를 둘러싼 논란이 있기도 했고, 출연진들의 역사의식이 요구됐던 작품이었다.

남규리는 "숙제가 많은 대본이었다"라며 "이해를 해야 했고, 하나하나 인물들을 다 찾아봐야 했다. 이런 저런 논란들을 뒤로 하고 그 역할에 충실히 하고 동화되서 하는 것이 제 숙제이자 사명"이라며 "미키 캐릭터로 인해서 무거운 주제를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긴 했었다"고 말했다.

극중 미키가 밀정 역을 맡아 유지태, 이요원을 도와주며 독립운동을 할 때는 먹먹함도 느꼈다. 그는 "미키가 밀정으로 더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밀정을 하고 난 뒤부터 주체성을 갖게 되고 진취적으로 활약하면서 카타르시스가 왔다. 대범한 여자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라며 "분량이 아쉽기는 했지만 밀정 활약을 하면서 매회 더 진지하게 했다. 재미를 느끼려는 찰나 끝났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방영 전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던 부분. 남규리 역시 "아예 안 아쉽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컸기에 행복을 많이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제가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로 얻은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든 촬영이었고 스트레스가 많았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지만 행복한 현장이었어요.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도 노력의 결과물이겠지만, 좋은 호흡을 맞춘 배우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사진=코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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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리는 2006년 그룹 씨야의 보컬로 연예계에 데뷔해 2010년 2월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연기자로 전향했다. 이제 데뷔 14년, 돌이켜보면 '연예인의 삶'은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배우로서의 기회를 기다리며 버텼다고.

"가수를 7,8년 준비 했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혜성처럼 데뷔했던 것으로 비춰졌어요. 이 직업을 하기 싫을 때도 있어요. 연기할 때는 너무 좋은데 연예인의 삶이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연기하는 그 순간을 위해 사는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연기나 노래가 좋지 않았으면 견디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남규리는 "배우는 나를 알아가는 직업"이라고 했다. 얼마 전 TV 속 한 프로그램에서 배우 이정은이 '하루를 그냥 살아도 연기를 위한 삶'이라고 했던 말에 큰 공감을 했다. 배우의 삶에 대한 더 진지하고 깊어진 마음이다. 남규리는 '이몽'으로 또 한 발짝 나아갔다.

[사진=코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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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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