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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리오스처럼…MVP 향해 질주하는 린드블럼


[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올해 린드블럼과 같은 퍼포몬스를 본 적 있으세요."

"리오스가 있었잖아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입에선 곧바로 답이 나왔다.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을 향해 가는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에 비견될 만한 투수. 정확히 12년 전인 2007년 다니엘 리오스를 들 수 있다.

2005 시즌 중반 전병두·김주호(은퇴)와 트레이드돼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 1시즌 반 뒤. 리오스는 KBO리그를 완벽히 지배했다. 당시 35세로 적지 않은 나이였던 그는 시즌 33경기에 선발등판해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로 최상급 성적을 올렸다. 무려 234.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147개를 잡은 반면 볼넷은 58개만 내줬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평가한 WAR이 8.15에 달했다. 당시 다승 평균자책점 1위에 리그 MVP까지 휩쓸었다.

김 감독은 "그때 리오스는 정말 대단했다. 한 번 등판하면 5회까지는 아무 일 없이 그냥 순식간에 지나갔다"며 혀를 내둘렀다. 리오스는 2007시즌을 마친 뒤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이적했지만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허망하게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비록 말년은 썩 아름답지 않았지만 KBO리그 시절 그는 '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린드블럼 또한 리오스의 성공 코스를 비슷하게 밟고 있다.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에서 2017년까지 뛴 그는 3년 뒤인 지난해 두산으로 이적한 뒤 한 단계 더 올라섰다.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는 17일까지 18승1패 평균자책점 1.95로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롯데 시절에 비해 한결 향상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148이닝 동안 142-23의 탈삼진-볼넷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과 커맨드 능력에서 리오스의 2007년보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

김 감독은 "린드블럼도 리오스와 마찬가지로 좋을 대는 경기 초반부터 최고의 공을 던지면서 상대를 윽박지른다. 안 좋다 싶으면 다양한 변화구로 맞혀잡는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며 "린드블럼이나 리오스 모두 경기장 안에서는 물론 평소에도 에이스답게 행동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오스와 린드블럼은 각각 지방 구단에서 3시즌을 뛴 뒤 두산으로 이적해 성적이 치솟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리오스는 광주 무등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다가 잠실 마운드를 밟았고, 린드블럼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역시 잠실로 이동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잠실이 투수에게는 심적으로나 여러모로 유리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구장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올 시즌 잠실에서만 13경기에서 10승 평균자책점 0.87로 극강의 모습을 보인 린드블럼 또한 구장 효과를 인정했다. 다만 그는 구장 크기보다는 기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은 이상하게 잠실 구장 외야에서 안쪽으로 바람이 많이 분다. 예년과 다른 현상인데 홈에서 특히 강한 데에는 이런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그는 "100%였다. 투수친화적 구장에 바람의 영향까지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며 "야구를 하면서 MVP를 받아본 적은 없다. 사실 내가 그런 부분에 신경쓸 이유는 없다. 나는 그저 마운드에서 타자를 어떻게 하면 잘 잡아낼지만 고민하고 연구할 뿐"이라고 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 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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