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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양자암호 '8년 외길' 뚝심…유럽·미국 뚫었다


양자암호통신 사업 수주, 글로벌 대표 5G 보안기업 '우뚝'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SK텔레콤이 8년간 집중해온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기술개발을 넘어 사업 성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1위 공급사로 선택되면서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양자정보통신은 전 세계 정부, 기업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기술. 아무리 복잡한 연산도 단시간내에 풀어내는 양자컴퓨터와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양자암호통신으로 크게 나뉜다. 양자컴퓨터가 창이라면 양자암호통신은 방패인 셈이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과 자회사 IDQ(대표 그레고아 리보디)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함께한지 1년여만에 유럽과 미국에서 양자암호통신 구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레고어 리보디 IDQ CEO는 1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유러피언 퀀텀플래그십 이벤트'에서 긴담회를 열고 IDQ의 성과를 공유했다
그레고어 리보디 IDQ CEO는 1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유러피언 퀀텀플래그십 이벤트'에서 긴담회를 열고 IDQ의 성과를 공유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스위스 양자ICT 기업 IDQ에 약 7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11년 설립된 사내 양자기술연구소 퀀텀테크랩 조직도 IDQ로 통합했다. 스위스, 한국, 미국, 영국에 IDQ 사무소를 전진 배치하는 등 투자를 확대해왔다.

구글, 인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보안 솔루션으로 꼽히는 양자암호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EU와 미국은 이미 양자 기술 개발에 각각 10억유로(한화 약 1조3천억원), 12억달러(한화 약 1조4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은 지난해 1억달러에서 2023년 5억달러로 연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5G 시대에 더 많은 사물이 통신망에 연결되면 해킹에 대한 위험도 증가하므로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레고어 리보디 IDQ CEO는 17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러피언 퀀텀플래그십 이벤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양자컴퓨터는 좋은 면도 있으나 나쁜면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보안의 위험성을 제공한다"라며, "2차 양자혁명 시대를 맞이해 양자역학의 모든 것을 활용해서 새로운 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암호화 방식을 높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EU 제2의 양자혁명 선도에 첨병으로 나선 SKT

IDQ는 EU 산하 '양자 플래그십(Quantum Flagship)' 조직이 추진하는 'OPEN QKD' 프로젝트에 양자키분배기(QKD) 1위 공급사로 참여한다. 지난 2011년 퀀텀테크랩을 설립한 후 8년만의 가시적 성과를 올린 것.

IDQ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구간에 양자키분배기를 공급하며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유럽 주요국의 14개 구간에 양자암호 시험망을 구축한다. 1구간이 약 100Km로 1400km에 이르는 시험망을 구축하는 셈이다.

OPEN QKD는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노키아, 애드바 등 이동통신사와 통신장비사는 물론 정부, 대학의 연구기관까지 총 38개의 파트너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EU는 지난해 '제2의 양자혁명 선도'를 선언하며 '양자 플래그십'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10년간 10억 유로의 예산을 기업, 연구기관 등에 지원함으로써 통신, 컴퓨터, 센싱, 시뮬레이션 총 4개의 양자 응용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EU는 또 1천500만유로(한화 약 200억원)를 투입, 올해부터 3년간 유럽 주요국에 모든 양자 응용분야의 근간이 되는 양자암호 시험망을 1차적으로 구축한다. IDQ가 참여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IDQ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업, 대학과 손잡고 블록체인, 스마트그리드, 스마트병원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에 실제 양자암호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양자암호통신의 생태계를 넓혀 사업 기회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 스위스 블록체인 기업 '몽 벨레항(Mt Pelerin)'과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의 디지털 자산 해킹을 막는 ‘양자 금고’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또 전력·네트워크 사업자 SIG와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협력한다. SIG의 데이터센터와 전력발전소에 양자암호통신을 실제 적용해 안전한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게 된다. 제네바 대학과는 병원이 장기간 환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돕는 암호화 솔루션을 연구할 계획이다.

EU 퀀텀플래그십은 17~18일(현지시간) 이틀간 핀란드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유러피언 퀀텀플래그십 이벤트'를 열었다
EU 퀀텀플래그십은 17~18일(현지시간) 이틀간 핀란드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유러피언 퀀텀플래그십 이벤트'를 열었다

◆ 미국 최초 양자암호통신망 구축…월가가 선택했다

IDQ는 지난해 미국 양자통신 전문기업 '퀀텀엑스체인지(Quantum Xchange)'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최근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미국 최초의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최고의 보안을 요하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정보를 지키고 있다.

IDQ와 퀀텀엑스체인지는 현재 구축된 양자암호 통신망을 내년까지 워싱턴D.C.에서 보스턴에 이르는 800Km 구간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IDQ는 양자키분배기를 공급하며, 퀀텀엑스체인지는 암호키(Key) 전송거리를 확장하는 솔루션을 적용한다.

이 외 오는 11월 괌·사이판 이통사 IT&E와 협력해 인기 관광지 괌에 양자암호 통신망도 구축한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5G 세상에는 모든 사물이 데이터화 되며 그만큼 보안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며, "양자암호통신이 대한민국의 국보급 기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3월 양자암호 기술을 한국 5세대 통신(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바 있다.

헬싱키(핀란드)=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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