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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움직임까지 고려한 전시”…‘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한국어 신작 3점도 공개…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과천서 내년 7월까지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작품 속 텍스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커스텀 프로그래밍 작업을 통해서 계속해서 구현했고 동시에 그 텍스트들의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고려했습니다.”

제니 홀저는 지난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언론 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제니 홀저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로비에 설치된 자신의 작품 '경구들' '선동적 에세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니 홀저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로비에 설치된 자신의 작품 '경구들' '선동적 에세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7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 서울박스와 로비, 과천관 야외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신작으로 제니 홀저 작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제니 홀저는 격언, 속담 혹은 잠언과 같은 형식으로 역사 및 정치적 담론, 사회 문제를 주제로 자신이 쓴 경구들을 뉴욕 거리에 게시하면서 텍스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티셔츠·모자·명판 등과 같은 일상 사물에서부터 석조물·전자기기·건축물 그리고 자연 풍경 등에 언어를 투사하는 초대형 프로젝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공공장소에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홀저는 1990년 제4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을 대표하는 첫 여성 작가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뉴욕·빌바오), 휘트니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 뉴욕 7 월드 트레이드 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및 공공장소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에서는 포스터·LED 사인·돌 조각 등 작가의 가장 잘 알려진 매체들로 구성된 작품 3점을 미술관 실내·외 공간에서 함께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이 작품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어조로 작성된 제니 홀저의 ‘선동적 에세이’ 시리즈 25개 중 각기 다른 색상으로 구현한 12가지 포스터와 ‘경구들’ 시리즈에서 발췌한 문장 240개를 인쇄한 포스터로 이뤄졌다.

구조적이고 함축적인 작가의 언어를 적절하게 해석하고 담아내기 위해 전문 번역가들이 공동 참여했고, 안상수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의 협업을 통해 홀저의 ‘경구들’ 포스터가 최초로 한글로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박스에는 이번 프로젝트와 동명의 신작이자 최초로 국문과 영문 텍스트를 함께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로봇 LED 사인 ‘당신을 위하여’(FOR YOU)가 설치됐다.

길이 6.4m의 직사각형 기둥의 네 면을 둘러싼 LED 화면 위로 작가가 선정한 문학 작품들의 텍스트가 흘러간다.

김혜순·한강·에밀리 정민 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호진 아지즈 등 현대 문학가 5명의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여성 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당신을 위하여’에 제시된 내러티브들은 역사적 비극, 재앙 혹은 사회적 참상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이들의 생각을 추적하며 미술관을 공감과 대립, 소통과 회복의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홀저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걸 다뤄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어려운 게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아프게도 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건 삶에서 굉장히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와 타인을 걱정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가”라며 “내게는 그 주제가 바로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또 “착취를 당하는 여성들, 내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대상인 여성을 택해서 주제로 삼고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홀저는 “한글에 대해 무지하지만 한글이 추상성이 있는 알파벳과 달리 이미지로 다가왔다”며 “최초의 인간이 뜻을 전달하고자 시도한 도구가 픽토그램이다. 그런 부분에서 한글은 커뮤니케이션의 원형을 닮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는 이번 전시를 위해 ‘당신을 위하여’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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