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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잘 만든 범죄극·빛나는 전도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큰 돈 들어왔을 땐 아무도 믿음 안 돼. 부모라도."

모든 것은 돈 가방과 함께 시작됐다. 출입국관리소 직원 태영(정우성 분)은 사라진 애인 연희(전도연 분)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린다. 사채업자 박사장(정만식 분)의 협박 속에 한탕을 꿈꾼다. 그런 태영 앞에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고자 하는 연희가 다시 나타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배성우 분),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분),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분), 가족 생계가 먼저인 영선(진경 분), 기억을 잃은 순자(윤여정 분)까지.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 바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배성우, 정만식,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배성우, 정만식,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영화는 마치 책을 보는 것처럼 장(Chapter)을 나눠 각 인물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는 자신이 처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발버둥치는 인물들의 특징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절실함을 온전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는 김용훈 감독의 연출 의도가 제대로 담겼다.

물론 극이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사건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극이 주는 재미가 극대화된다. 지루함 하나 없는 영리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그 중심에는 연희 역의 전도연이 있다. 초반 태영과 주변 인물들의 대화 속에 등장하는 연희는 그야말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극 중반에 가서야 모습을 드러낸 전도연은 등장만으로도 극을 휘어잡는 존재감을 뿜어낸다. 말 그대로 '센 캐릭터'인 연희는 전도연을 만나 눈 뗄 수 없이 매력적인 인물로 거듭난다. 전도연 아닌 연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반면 정우성은 기존의 이미지를 잊게 하는 허당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어딘가 지질하고 허술해 보이는 태영이라는 인물은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극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정반대 느낌을 가진 연희와 태영이 만나니 오히려 그 매력이 배가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 정만식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 정만식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이들 외 배성우, 신현빈, 정가람, 진경, 윤여정 등 모든 배우들이 저마다 맡은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현실감을 높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감정은 그 어떤 인물도 미화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이 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함을 가지게 됐는지, 인간의 욕망이 분출되는 과정을 세밀하면서도 담담하게 담아내 끝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

2월 19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청소년 관람불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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