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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형화 난제 풀었다…집적도 1천배 높이는 이론 제시


국내 교수 연구팀 이론, 사이언스지 게재…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집적도를 1천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이론이 나왔다. 해당 이론은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준희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이론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했다.

사이언스지에 순수 이론 논문이 게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국내 연구팀 단독 교신으로 진행된 해당 연구는 이론적 엄밀성과 독창성, 산업적 파급력을 인정받아 게재됐다.

연구팀이 제시한 단일 원자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오른쪽)와 수천 개의 원자 집단인 도메인을 사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비교(왼쪽). 기존 메모리는 원자간 탄성 작용으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도메인을 이용해 1비트를 저장하지만, 연구팀이 제시한 현상을 활용하면 전압을 걸 때 원자 간 탄성 작용이 소멸돼 개별 원자에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연구팀이 제시한 단일 원자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오른쪽)와 수천 개의 원자 집단인 도메인을 사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비교(왼쪽). 기존 메모리는 원자간 탄성 작용으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도메인을 이용해 1비트를 저장하지만, 연구팀이 제시한 현상을 활용하면 전압을 걸 때 원자 간 탄성 작용이 소멸돼 개별 원자에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반도체업계는 소자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세화를 통해 단위 면적당 집적도를 높여 왔다. 그러나 데이터 저장을 위해서는 탄성으로 연결된 수천 개의 원자 집단인 '도메인'이 반드시 필요해 일정 수준 이하로 크기를 줄일 수 없는 제약사항이 있었다. 크기가 너무 작아지면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이 사라지는 '스케일링' 이슈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준희 교수 연구팀은 산화하프늄(HfO₂)'이라는 반도체 소재의 산소 원자에 전압을 가하면 원자간 탄성이 사라지는 물리 현상을 새롭게 발견하고, 반도체에 적용해 저장 용량 한계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 현상을 적용하면 개별 원자를 제어할 수 있고 산소 원자 4개에 데이터(1bit) 저장이 가능해져, 데이터 저장을 위해 수십nm(나노미터) 크기의 도메인이 필요하다는 업계 통념을 뒤집었다.

산화하프늄은 현재 메모리반도체 공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재다. 이 현상을 적용할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제품의 메모리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하면 반도체 소형화 시 저장 능력이 사라지는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10nm 수준에 멈춰 있는 메모리반도체 공정을 0.5nm까지 미세화할 수 있어 메모리 집적도가 기존 대비 약 1천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희 교수는 "개별 원자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은 원자를 쪼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고의 집적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소형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현재 5nm 공정에 멈춘 반도체 산업을 향후 0.5nm 공정에까지 적합한, 게다가 실리콘에 친화적이기까지 한 소재를 제시한 것은 연구실의 기초과학도 상용화에 직결될 수 있다는 산업적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9년 12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 지원도 받았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천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589개 과제에 7천589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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