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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PLCC 찬가'…스벅·배민·쏘카 등 '별의별 카드' 다 만든다


고객 모으고 비용 줄여주고…카드업계 새로운 전략으로 부상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현대카드가 PLCC 전략을 앞세워 업계의 판도를 뒤집는다. 대한항공 전용카드에 이어 최근엔 스타벅스, 쏘카, 배달의민족 등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들과 손을 잡고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그 중심엔 남다른 '인싸력'을 자랑하는 정태영 부회장이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현대카드는 스타벅스코리아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출시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15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송호섭 대표(오른쪽)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왼쪽)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더종로R점에서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15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송호섭 대표(오른쪽)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왼쪽)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더종로R점에서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PLCC는 자체적인 신용카드를 갖길 원하는 기업이 카드사와 손을 잡고 만든 상품을 말한다. 대개 상품의 이름에 회사의 상호명이 들어간다. 일반적인 제휴카드와 다르게 해당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혜택이 담긴다.

스타벅스가 지난 1999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PLCC는 물론이고 일반 제휴 신용카드도 출시한 적이 없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전 세계 79개 국가 중 PLCC가 있는 곳은 미국뿐이다.

이런 스타벅스가 현대카드와 손을 잡게 된 배경 중 하나는 현대카드의 PLCC 운영 노하우가 꼽힌다. 그간 현대카드는 대한항공, 코스트코, 이마트, 이베이, 쓱닷컴, GS칼텍스 등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고 PLCC를 출시해왔다. 현재 현대카드는 본부 단위의 PLCC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반 제휴카드도 출시한 적이 없었던 스타벅스가 파트너로 현대카드를 선택한 건 PLCC 사업에 대한 차별화된 노하우와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사는 스타벅스 PLCC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혜택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스타벅스와 현대카드는 '스타벅스의 별이 최초로 담긴 카드'라는 의미를 최대한 살려 상품 콘셉트와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벅스 PLCC는 올 하반기 중 출시될 전망이다.

스타벅스 말고도 현대카드는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지난 달 7일엔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23일엔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와도 손을 잡았다. 현대카드는 '배민포인트' '쏘카크레딧' 적립 혜택 등 각 플랫폼에 특화된 혜택을 PLCC에 담을 계획이다.

특히 파트너십 체결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15일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와 서울 종각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커피를 내려보는 한편, 세계 최고의 커피라고 불리는 '블루마운틴'을 시음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가진 노하우와 운영 철학을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배달의민족의 계약 때 우아한형제들의 사옥 투어를 다녀오기도 했다. 쏘카와의 계약에선 현대카드의 사옥 투어를 주도했다. 형식적인 조인식 대신, 첫 만남을 길게 가져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의 조인식은 3시간을 훌쩍 넘겼고, 쏘카와의 계약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미지=현대카드]
[이미지=현대카드]

◆카드사·파트너사 'WIN-WIN'…주목받는 PLCC

PLCC는 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사업 모델이다. 제휴 기업의 브랜드를 빌려 손쉽게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어서다.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업계 특성상,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모으는 게 중요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의 최대 장점은 제휴사의 브랜드 파워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각 브랜드마다 충성 고객이 있는 만큼, 해당 회사와 PLCC를 출시하면 그러한 고객을 모두 끌어오는 게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의 입지가 넓을수록 PLCC 효과는 커진다"라고 말했다.

비용 감축 효과도 있다. 출혈적 마케팅 경쟁은 카드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PLCC는 각 사가 갖고 있는 데이터 등을 활용해 공동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그에 따른 비용과 이익은 나눠 갖는 방식이라 적은 비용으로도 큰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 관계자는 "현재 카드업계엔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 이슈가 있는데, 올 상반기 이른바 '알짜카드' 단종이 유난히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라며 "카드를 자체적으로 개발한다고 해도 이전처럼 혜택을 많이 넣기 힘든 상황이며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명 회사와 PLCC를 만들면 기존의 인지도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회원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말고도 각 카드사들은 PLCC 출시에 한창이다. 롯데카드에선 '롯데백화점 롯데카드'를 만날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5% e-쿠폰 현장할인에 더해 추가로 15%(최대 10만원까지)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인터파크'에서 최대 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인터파크 롯데카드', 네이버페이 적립 혜택이 담긴 '네이버페이 플래티넘 롯데카드'도 있다.

 [이미지=카카오뱅크]
[이미지=카카오뱅크]

금융사 간 PLCC 출시 사례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신한카드·KB국민카드·삼성카드·씨티카드와 협업을 통해 4종의 PLCC를 출시했다. 카드 고객 모집은 카카오뱅크가 담당하며, 발급 심사·관리는 각 카드사들이 맡는다. 혜택도 모두 다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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