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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주, 주가급등 틈 탄 경영진 매도폭탄…'투자주의보'


오너 일가 등 처분 후 급락 속출…"단기성 호재 지양해야"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증시에서 코로나19 백신 및 진단키트 관련 수혜주 찾기가 한창인 가운데 일부 종목이 경영진의 대량매도에 급락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영진이 주가가 급등한 주식을 처분하는 건 불법은 아니지만 그에 따른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이 본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우리들제약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김혜연 대표이사는 보유주식 5만9천735주의 절반에 가까운 2만9천756주를 지난 4일 장내매도해 총 2억7천66만원을 현금화했다.

같은 날 신현대 전무이사도 기존 3만4천735주의 43%인 1만5천주를 장내매도해 1억3천245만원을 챙겼다. 서정호 이사 역시 4만3442주의 보유주식 가운데 1만주를 이날 장내에서 팔아 9천540만원을 회수했다.

 [사진=아이뉴스24DB]
[사진=아이뉴스24DB]

우리들제약은 최근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에서 회사 최대주주인 엑세스바이오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긴급사용승인했다는 소식에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폭은 무려 210%에 달한다.

이들 우리들제약 경영진이 주식을 팔아치운 지난 4일은 3일에 이어 이 종목이 이틀 연속 상한가로 치솟은 날이다. 우리들제약 주가는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한 이튿날 18% 넘게 급락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신일제약은 특별관계자로 묶인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량 매도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의 배우자인 신건희 씨는 지난달 20일 보유주식 2만5천주, 21일 5천주, 22일 5천주, 23일 1만주 등을 장내매도해 15억9천450만원을 챙겼다. 같은 기간 홍 회장의 형인 홍성국 전 대표와 동생인 홍승통 전 대표도 각각 8만2천주, 5만주를 팔아치웠다.

이 역시 신일제약 주가가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시기다.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덱사메타손' 생산업체인 신일제약은 이 약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에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주식을 대거 처분한 다음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부광약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비등기 임원인 정창수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보유지분 12.46% 가운데 3.98%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처분가액은 약 1천9억원에 달한다.

부광약품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레보비르'가 임상에 돌입하면서 지난달 21일 4만1천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2일 정 부회장의 주식처분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하면서 3만7천750원까지 내려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이 같은 매도폭탄에 주가 급락이 빈번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단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나 경영진의 지분매각은 법적으론 문제가 안 된다"면서도 "다만 처분 후 주가급락으로 투자자 피해가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진이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대거 파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면서도 "단기성 호재에만 몰려드는 개인투자자도 문제"라고 짚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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