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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운용, "ESG 투자, 등급보다 정성적 평가 중요"


기업별 ESG 리스크 총량 데이터化…개별종목 분석에도 활용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펀드와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자산 선택과 운용에 있어 단순 등급에 의존하기 보다는 정성적 평가를 통한 선별적 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4일 'ESG, 어떻게 평가하고 투자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존 ESG 등급 평가의 한계를 지적하고, 운용사 자체 평가기준 수립과 지속적인 모니터링, 투자대상 기업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태우 한화자산운용 크레딧파트 과장은 "최근 ESG 투자가 유난히 부각되는 것은 이전보다 ESG 요소가 투자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ESG 평가기준도 모호하고, 수많은 평가요소가 있는 만큼 등급만으로는 기업의 ESG 평가에 한계가 있어 단순히 등급에 의존하기 보다는 정성적 평가를 통해 ESG 투자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워싱' 주의…무늬만 ESG펀드 우후죽순

현재 국내에서 기업의 ESG 요소를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는 기관은 한국거래소 산하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과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 3곳이다. 이들 기관은 ESG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데, 기관마다 기업 ESG 등급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SG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펀드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지만, 실상은 기존 주식형 액티브펀드와의 차별성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라고 해서 환경주의를 빙자해 이득만 취하는 무늬만 ESG 펀드가 많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국내 ESG 펀드의 ESG 수준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ESG 펀드 순자산 규모는 올해 7월말 기준 3천707억원으로 지난 2017년 7월말 1천151억원보다 222%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ESG 펀드와 일반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의 포트폴리오 운용스타일을 비교해보면, ESG 펀드는 일반펀드와 마찬가지로 총 자산의 50% 이상이 대형 혼합·가치주에 집중돼 있다. ESG 펀드의 평균 순자산은 일반펀드(398억원)의 37.7% 수준으로, 펀드당 평균 구성종목 수도 ESG펀드(59개)가 일반펀드(79개)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설명서상에 ESG 요소를 고려한다고 명시한 펀드들의 상당수가 어떠한 기준에 따라 종목을 편입 또는 배제하는지, 편입 종목들의 ESG 성과가 어떠한 지 등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투자자들 관점에서 실제로 투자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자본시장연구원]
[표=자본시장연구원]

◆한화운용, ESG 통합평가시스템·피드백 제도 운영

한화자산운용은 그 대안으로 ESG 직접평가 인프라 구축을 통한 적극적인 정성평가 방식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단순히 특정 기관이 제시하는 ESG 등급 기준에 의해 투자하기 보다 자체 평가 모델을 통해 ESG 측면에서 기업의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박태우 과장은 "ESG 등급이 더 높다고 해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단언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든 리스크를 최대한 상시 살펴야 한다"며 "특히 ESG 채권 투자를 할 때 수백개 기업의 크레딧을 분석해 정성적인 측면에서 기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도입한 것은 ESG 통합평가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ESG 인테그레이션(integration)'이다. ESG 채권이나 펀드 뿐만 아니라 일반 모든 종목에 대해 리스크 총량을 측정해 투자자산을 선별하고 투자 계획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철강이나 일반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 ESG 등급에 따라 투자대상을 배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접근하면 실제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어 효과적인 투자가 어렵다. 때문에 기업별로 정성적 평가를 통해 리스크를 데이터화 하고, 그에 기반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기업에 대한 ESG 평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련 내용을 투자 기업에 피드백하고 ESG 관련 제언을 하는 등 '참여'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 이슈 뿐만 아니라 기업이 미처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등 ESG투자 운용에 있어 보다 적극성을 띄는 전략이다.

김명서 한화자산운용 지속가능전략팀장은 "최근 ESG 관련해 32개 투자대상 기업에 잘못된 관행이나 놓치고 있는 ESG 관련 현황, 공시가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해 피드백 레터를 보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은 잠재적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는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그 취지에 공감해 적극 응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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