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넷플릭스법은 위헌 규제"…시행령 원점 재검토 주장


체감규제포럼 '네트워크 입법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세미나 개최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원점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모호한 기준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 과도한 의무를 지워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4일 체감규제포럼이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 주최한 '디지털 뉴딜과 네트워크 입법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세미나에서 "넷플릭스법은 위헌적 규제"라며 "법제처와 규제개혁위원회가 시행령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법이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CP)의 트래픽 증가로 기간통신사업자(ISP)의 망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CP 등 부가통신사업자에 망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한 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시행령에 따르면 전년도 말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 ▲일 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는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지게 된다. 현재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네이버·카카오가 여기에 포함된다.

'디지털 뉴딜과 네트워크 입법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세미나 [사진=체감규제포럼 유튜브 캡처]

김 교수는 넷플릭스법이 '포괄적 위임금지 원칙'과 '시장 경제 원칙'을 위반한 위헌적 규제라고 비판했다.

포괄적 위임금지 원칙이란 법률이 위임하는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누구라도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과 범위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법은 법 적용 대상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해 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공공서비스 제공기관이나 ISP 등의 특허사업자, 허가사업자가 아닌 사업자에 일정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도록 법적 규제하는 것은 자유 시장 경제를 원칙으로 하는 헌법 이념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라면이 맛이 없으면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되는데, 넷플릭스법은 라면이 일정 수준의 소비자가 맛있다고 느끼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서비스 품질은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영역이지, 국가가 서비스 품질을 명령하는 영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과기정통부가 입법 예고한 시행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트래픽 양 1%'를 기준으로 삼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규정한) 법률 제22조의7을 삭제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곤란하다면 법 적용 기준을 트래픽 양을 1%에서 5~10%로 상향조정해 법 시행을 유예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와 법제처, 규제개혁위원회가 현명한 결단을 내려 법 시행상의 문제를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현재 법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기업이 더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자칫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품질 제고에 대한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며 "정부 실패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ISP와 CP 간 망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선 넷플릭스법이 아니라 ISP기 국제망 1계위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넷플릭스법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국내 통신사의 국제망 부족 때문"이라며 "해외 트래픽을 가져오려면 비싼 국제망 접속료를 내야 하는데, 국제망 1계위 사업자라면 '상호 무정산 원칙'에 따라 접속료를 거의 내지 않고 국제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국제망 1계위 사업자가 없어 발생한 문제를 넷플릭스법이라는 망 강매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1계위 사업자가 되도록 촉진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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