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콘텐츠가 먼저일까 플랫폼이 먼저일까


해외 OTT에 우리 플랫폼·콘텐츠 잠식 안돼…관계부처 머리 맞대야

 [출처=아이뉴스24DB]
[출처=아이뉴스24DB]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 저작권료 인상 등 각종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케이블TV, IPTV에 이어 콘텐츠의 소비 중심축이 OTT로 넘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국내 OTT사업자인 웨이브, 왓챠, 티빙, 롯데 씨츄, 카카오페이지 등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음악 저작물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음저협이 넷플릭스와 계약을 예시로 OTT 음악 저작권료로 관련 매출의 2.5%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강제할 저작권료 개정안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사업자들도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를 발족하고 공동대응에 나섰다. 음대협은 '일단 쓴 만큼 내겠다'며 0.625%로 산정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등 맞서고 있다.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관계부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저작권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저작권은 창작자의 권리"라는 입장인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외 플랫폼에 대응, 한국 OTT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콘텐츠와 플랫폼 두 방향에서 정부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셈이다. 이 탓에 이번 사안은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OTT 산업 활성화의 중심을 '콘텐츠'에 둘지, '플랫폼'에 둘 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물론, 콘텐츠가 있어야 플랫폼이 있고, 또 플랫폼이 있어야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쉽게 '플랫폼이 먼저다', '콘텐츠가 먼저다' 할 수는 없다. 소위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싸움과도 비슷한 형국이다.

사실 플랫폼과 콘텐츠는 결국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가 아닌 어떻게 하면 생태계를 이루고 활성화 시킬 지가 정부 부처와 이해관계자 판단의 핵심이다.

먼저 아무리 참신하고 또 잘 만들어진 콘텐츠도 대중에 소개될 통로 없이 성공하기란 어렵다. 미디어 시장에서 성공은 소위 '유통망과 돈'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내외에 소개된 '킹덤' '옥자' 등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있어 가능했고, 방탄소년단도 유튜브 등 SNS 플랫폼을 통해 성장했다. 반대로 그만큼 좋은 콘텐츠여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했다는 뜻도 된다.

다만 국내 OTT는 초기 시장인데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 공세가 거세지면서 여파가 플랫폼은 물론 콘텐츠 시장 잠식 등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OTT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 우리 콘텐츠의 협상력 등 관련 산업의 종속 등 경쟁력에도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내 OTT 플랫폼 사업자들이 넷플릭스 만큼 투자나 비용 등을 감당할 수준이 못 된다는 것도 고민스런 대목이다. 더욱이 이들 부담이 자칫하면 소비자들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국내 OTT를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콘텐츠와 플랫폼 모두 위축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과기정통부, 문체부가 서로 영역만 고집하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콘텐츠, 플랫폼 모두 경쟁력 확보에 실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저작권 논란 등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등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가 K콘텐츠, 또는 해외 OTT에 대응할 5대 플랫폼 육성 등 제각각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이를 위한 환경 구축 등 전략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콘텐츠가 먼저일까 플랫폼이 먼저일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