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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냐 바이든이냐"…한국 경제, 누가 되든 영향 크게 받는다


현대경제연구원 "바이든 당선 시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 높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연스레 누가 대통령이 됐을 때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도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력한 후보를 꼽기기 어려울 정도로 혼탁한 가운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약속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 경제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경제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날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대비 0.1~0.4%포인트(p) 높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바이든 당선 시 트럼프 정부 때보다 한국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정책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재정지출을 늘리는 '큰 정부'를 지향한다. 무역 정책에서도 공화당은 미국 중심의 강력한 보호무역·외교 정책을 고수하는 한편, 민주당은 미국의 국제 사회 리더십 하에 국가 간 통상·협력의 확대를 옹호한다.

연구원은 각 후보의 공약과 미국 경제의 연관관계를 고려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경제·산업 ▲무역 ▲인프라 ▲통화정책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먼저 무역 부문을 보면 두 후보 모두 당선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 정책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對) 세계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약 1조6천462억달러, 수입액은 약 2조4천984억달러다. 연구원은 "누가 당선되던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확보와 수출 확대 정책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한국의 미국 제품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국제통상 질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교역이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 시 현 상황 대비 한국의 총 수출 증가율은 연 평균 0.6~2.2%p 상승할 것이라 예상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0.4%p 하락 압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경우 어느 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며, 원화는 대내외 여건 반영 시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최근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는 재정적자 확대, 트럼프 후보는 감세로 인한 재정 건전성 문제 등에 주목하고 있어 모두 달러화 약세에 대한 지지력이 높다는 평가다.

통화 정책도 완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두 후보 모두 경기 개선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외부 충격이 높아졌을 때 한은과 연준의 정책 금리 동조성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의 낮은 수준 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채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단기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 직후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상승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바이든에 비해 트럼프의 기업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친기업적인 정책 공약들은 정보기술 기업 등 수혜 산업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종합적으로 트럼프의 재선보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관측이다.

통상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확대되면 한국의 대 미국 직접 수출,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이 증가한다.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p 상승할 경우, 한국의 수출증가율에 2.1%p, 경제성장률엔 0.4%p의 상승 압력이 작용한다.

연구원이 현 트럼프 정부와 국회 구성을 기본시나리오로 전제로 분석한 결과 바이든 당선 시 미국 경기 반등에 따른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 상승 압력은 연평균 0.6~2.2%p,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은 0.1~0.4%p로 추정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미국 국회가 모두 공화당 과반이 될 경우 현 상황 대비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0.4%p,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1%p 하락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산업별 대 미국 투자 기회는 당선 결과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한편, 조 바이든 당선의 경우 국내 수출과 전반적인 경제성장세에 더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선 직후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것"…한국은행·금융당국 "면밀히 주시"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또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채권 시장은 대선 이후 어느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시행되고 특히 바이든 승리 시 보다 강한 부양책이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라며 "따라서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미 국채금리는 보다 강화될 경기 부양책을 반영하며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가 승리하거나 대선 결과에 대해 불복하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최근 급등한 미국채 금리가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미국과 국내 금리의 높은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미국 대선 결과와 경기부양 현시로하 여부에 따라 금리의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대선 직후인 4일 오후를 전후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 보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면밀히 시장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집행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 대선 결과 등에 따라 국내외 금융,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며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도규상 신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오전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다만 미 대선 결과, 경기부양책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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