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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신년 인사회서 정치권에 쓴 소리…"정치·경제 이슈 명확히 구분해야"


"새해 경제 지나친 낙관 경계 필요…5~10년 내다보고 경제적 선택 고민" 강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새해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합니다. 5년에서 10년 앞을 내다보고 새해 들어 어떤 경제적 선택들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7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1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를 통해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을 중장기적으로 그려보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누적되고 있는 민간 부채, 자산시장 불균형은 우리뿐만 아니라 주요국 모두가 당면한 문제로, 향후 적절한 검토와 상응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조정 과정 속에서 기업들 경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는 일은 없도록 관리하는 등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출구 전략'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 규제에만 몰두하지 않고 한국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평상시라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동안) 특단의 부양조치들이 있었다"며 "이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더욱 빨라진 글로벌 산업 변화 속에서 우리만 감당 못할 수준까지 뒤처지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국회에서도 여러 사정은 있겠지만 산업 신진대사를 높일 수 있는 법안 처리에 올 한해 전향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경제계 기자회견.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한진현 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직대 [사진=경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경제계 기자회견.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한진현 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직대 [사진=경총]

박 회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반(反) 기업법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서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 속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기업 지원은커녕 최근 반 기업법 통과를 밀어붙인 데다 새해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추가 규제에 나서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요 경제 단체들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과 관련해 그 동안 강하게 반대했으나, 거대 여당은 경제계 의견을 거의 듣지 않고 지난달 독단적으로 국회 본회의 통과를 강행했다. 또 여당과 야당은 기업 활동에 치명적인 '중대재해법' 처리마저 오는 8일 통과시키기로 합의해 기업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박 회장은 "특히 새해에는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정치 일정들이 많다"며 "정치와 경제 이슈를 명확히 구분해서 접근해야 경제 입법 과정들이 정치 일정에 매몰되지 않게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도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 회장은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1년 내내 계속되면서 상공인들로서는 마음 편한 날이 없었던 것 같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많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 [사진=조성우 기자]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 [사진=조성우 기자]

이날 대한상의 주최로 진행된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정·관계, 재계, 노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 인사 600명이 참석했으며, 행사가 시작된 지난 1962년 이래 처음으로 화상행사로 진행됐다. 비대면 행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4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측 인사와 함께 경제계에선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에스케이 장동현 대표, 엘지 이방수 사장, 롯데지주 이동우 대표, 엘에스엠트론 구자은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 등 주요 기업 대표와 전국 4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정계에선 이학영 국회 산자위원장 등이 화상연결을 통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사회 각계와 주한외교사절 대표로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미국대사,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David-Pierre Jalicon) 한불상의회장, 양효군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서울사무소 대표 등도 온라인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언택트 신년인사회에 취지에 맞게 해외 상공인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북경에서는 중국삼성, 북경현대차, LG화학, 두산중국, CJ 차이나 등 주요 진출 기업과 한국상회 관계자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에스케이, 한화에너지, 현대건설 등 현지 진출 한국기업 대표들이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에 함께 모여 화상으로 참석하는 등 해외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재외 상공인들도 올해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온라인 덕담도 눈길을 끌었다. ▲국회를 대표해 이학영 산자위원장이 ▲정부를 대표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전국상공회의소를 대표해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이 ▲경제계를 대표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신축년 새로운 희망을 담은 신년 덕담을 온라인으로 전했다.

박 회장은 "우리 사회가 기업의 성장과 수익만을 응원하고 성장과 수익만으로 기업의 모든 행태가 합리화됐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기업도 시민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갖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솔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회장은 오는 3월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전임자인 손경식 CJ 회장이 중도 퇴임하면서 임기를 시작해 2018년 한 차례 연임했다. 대한상의 회장은 임기 3년에 연임이 가능하며 통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해왔다. 차기 회장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달 초 공식 추대될 예정이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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