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약이 무효인 부동산 정책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이전 정부보다 주택공급을 늘렸지만,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예정에 없던 세대수가 증가하면서 공급부족에 따른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설 전 부동산 공급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센티브 강화와 절차 단축 통한 공공재개발 활성화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 넘는 수준으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은 듯 하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이 중장기에는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지금 당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아파트가 공급되려면 아무리 절차를 간소화하더라도 최소 3년 이상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공급대책에도 시장이 반대로 움직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4 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84만호, 정비 39만호, 소규모 정비사업을 포함한 기타 4만호 등 총 127만호를 지난해부터 순차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2째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매주 상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에서 0.07%로 0.01%포인트 증가했다. 잠잠하던 강남권 아파트까지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인천은 무려 0.27%에서 0.36%로 0.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연수구(0.78%)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송도신도시 및 선학동 구축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의 경우 양주(1.35%), 의정부시(0.51%)는 교통호재 등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더욱이 정부는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중과할 경우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같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자녀 등 가족들에게 증여하거나 양도세 비과세 조건(2년 실거주)을 채우기 위해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당장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주체는 다주택자와 민간뿐이다. 물론 이들의 투기에 따른 불로소득을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충분히 설득력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 대책이 시장에 반영될 최소 3년의 기간 동안 무주택자들에게 고통을 감내하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한시 감면 내지 폐지론' 찬반을 조사한 결과, 찬성 응답이 50.1%, 반대 응답은 40.8%로 나타났다. 여권 내에서도 양도세 일시적 완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양도세 일시적 완화에 따른 실효성 등 다방면의 토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