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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낮아지는 술 도수, 주량은 늘어난다


2000년 이후 소주의 저도수화 이어져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로 ‘홈술’ 트렌드에 맞춰 주류업계에서 알코올 도수를 낮춘 낮은 도수 술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도수가 낮아지면서 주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저도주의 경우 도수가 낮다고 방심하고 계속 마시다가는 과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 주류업체가 대표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0.4도 낮추고 패키지 디자인도 바꿔 출시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또 다른 주류업체가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낮춘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소주병과 소주잔 [사진=다사랑중앙병원]
소주병과 소주잔 [사진=다사랑중앙병원]

독한 술로 알려진 위스키 시장 역시 저도주 열풍은 마찬가지다. 한 유명 주류기업에서는 설 명절을 앞두고 국내 최초로 32.5도의 저도주 위스키 선물 세트를 출시한 바 있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은 “주류업계의 저도주 마케팅의 이면에는 코로나 19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주류 트렌드인 홈술과 혼술이 반영돼 있다”며 “집에서, 혼자, 가볍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음주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코로나19 이후 유행하게 될 주류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홈(Home)술이 73.0%로 1위, 혼술이 54.7%로 2위를 차지했다.

허성태 원장은 “저도주 마케팅은 술을 독하다고 생각하고 꺼리는 소비자에게 음주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젊은 층이나 여성과 같은 가볍게 음주를 즐기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05년 이후 월간 음주율 변화 자료(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2012년 이후부터 남성의 음주 소비는 감소했는데 여성의 음주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음주실태를 보면 20대와 30대의 경우 저음주량이 높아진 반면 50대와 60대는 고음주량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또한 2000년 이래로 꾸준히 이어진 소주의 저도수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허 원장은 “저도주는 결국 음주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줄여 술에 대한 경각심을 무뎌지게 만든다”라면서 “아무리 알코올이 적게 든 술이라도 술은 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쉽게 취하지 않는다고 자주 마시다 보면 자연스레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잘못된 음주 습관이나 음주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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