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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인도 ‘돌발홍수’…기후위기 총체적 악순환 노출


히말라야 빙하 강 추락→돌발홍수→인도 차몰리 지역 수백 명 희생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도 우타라칸드(Uttarakhand) 차몰리 마을이 때아닌 홍수로 희생이 뒤따랐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돌발홍수(Flash Flood)’ 때문이다. 수백 명이 다치거나 실종돼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번 사고는 기후위기에 따른 변동성과 파괴력을 일깨우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급작스러운 사고’는 지구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사고의 시작은 히말라야 난다데비(Nanda Davi)산에서 떨어져 나온 빙하가 강으로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이 빙하가 갠지스강의 지류인 다울리 강가(Dhauli ganga)에 영향을 미쳤다. 다우리 강가에서 갈라져 나온 리시 강가(Rishi ganga)에 연쇄적으로 흘러들었다. 강가(Ganga)는 인도에서 가장 성스러운 강(江)으로 여겨지는 갠지스강을 상징하는 여신이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홍수’가 급습하면서 사고는 치명적이었다. 당시 리시 강가에서는 수력발전소 건설이 한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800m 난다데비 산 정상에서 시작된 돌발홍수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면서 삽시간에 아래로 빠른 속도로 휩쓸고 내려갔다. 인근 차몰리 지역 마을까지 초토화시켰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온 긴박했던 동영상을 보면 산 정상에서 시작된 눈과 산사태는 엄청난 속도로 흘러내려 갔다. 뿌연 황토색 거센 물살이 계곡을 타고 빠르게 흘렀다. 산 중턱에서 관련 동영상을 찍던 이들이 산 아래 건설현장에 대고 “위험하다. 피하라!”고 소리소리 질렀는데 현장까지 전달되지는 못했다.

◆예측 불가능 ‘변동성’…기후위기 핵심

인도 방송이 차몰리 지역 '돌발홍수'를 긴급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사진=인도 NDTV]
인도 방송이 차몰리 지역 '돌발홍수'를 긴급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사진=인도 NDTV]

이번 사고로 수력댐 건설인력과 인근 마을 주민 등 수백 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인도의 ‘돌발홍수’는 기후위기의 치명적 영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후위기로 발생하는 ‘변동성’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도 여실히 보여준다.

지구 가열화(Heating)로 고산지대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 영향이 언제, 어떻게 인류에게 미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이번 인도 히말라야 빙하 추락도 예측 불가능이었다. 히말라야뿐 아니라 안데스, 알프스 등 고산지대 빙하가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전 세계적으로 ‘조기경보시스템’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 3세계 지역의 경우 예보와 기상분석 능력이 떨어져 앞으로 기후위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UN 등 국제기구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들 지역에 ‘조기경보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호소와 달리 여전히 각국의 ‘조기경보시스템’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가난한 나라는 더하다.

기후위기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음에도 각국은 개발에만 주목하는 경제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고도 난개발과 무관하지 않다고 현지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리시 강가 수력댐 건설은 물론 도로 등 그동안 이 지역에 난개발이 난무하면서 이번 빙하에 이은 돌발홍수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후위기, 이젠 법정으로 간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소송'이 앞다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UN은 "기후소송으로 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UN]
전 세계적으로 '기후소송'이 앞다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UN은 "기후소송으로 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UN]

이번 사고를 두고 책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난개발이 지목되면 관련 업체와 정부를 대상으로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UN 기후변화 측은 기후행동을 실천하는 데 있어 전 세계적으로 관련 소송이 앞으로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소송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UN 기후변화 측은 ‘2020년 기후 과학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이란 보고서에서 “법정은 이제 기후변화와 관련된 최선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개발에만 집착하는 업체,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난개발을 하는 정부 등은 앞으로 관련 소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UN 측은 “2015년 네덜란드 환경단체인 우르헨다 재단(Urgenda Foundation)이 네덜란드 정부를 대상으로 기후소송을 낸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행동에 네덜란드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제기된 이 소송에서 네덜란드 대법원은 “네덜란드 정부는 국민 생존권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하한선을 높이라”고 주문한 바 있다.

‘기후소송’은 기후변화가 불러오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UN 측은 분석했다.

UN 측은 “기후소송은 생명권, 인권과 같은 기후변화 영향에 비춰봤을 때 인권의 내용과 범위를 명확히 할 수 있다”며 “관련 소송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집중된 토론이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과학적 증거와 판결 사이에서 상호 작용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발루, 키리바시, 통가 왕국 등 남태평양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 전체가 잠기고 있다. 벌써 이들 나라에 사는 사람 중 몇몇은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문제는 한꺼번에 수만 명이 이주할 때 다른 나라가 이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이들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관련 소송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난민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실제 남태평양에 거주하는 한 이주민이 뉴질랜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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