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수술 못 하는 환자에 희망, 국내 첫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 성공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나이가 많고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나왔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증 삼첨판 폐쇄부전증을 앓고 있는 최 모 씨(52세, 여)에게 수술 않고 경피적으로 대정맥 판막 치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최 씨는 30대부터 제1형 당뇨병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7년 전, 당뇨로 만성 신부전이 발생해 혈액투석을 받아왔다. 이때 협심증까지 겹쳐 타 대학병원에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 당시 시행한 심초음파 검사에서 중등도의 삼첨판 폐쇄부전(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의 삼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상태)이 발견됐다.

이후 점차 진행돼 2019년부터는 삼첨판 폐쇄부전으로 혈류가 상대정맥과 하대정맥으로까지 역류했다. 간과 위장관에 혈액이 정체되는 충혈이 심해져 간경화와 위장 병증까지 진행되는 상태여서 수술을 권고받았다.

근육이 거의 없는 체중 37kg의 마른 체격과 긴 당뇨병과 혈액투석으로 나이에 비교해 전신 쇠약 정도가 심했다. 심장 수술의 위험도가 너무 높은 상태여서 수술을 주저했다. 약물로만 치료하기엔 증상이 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을 진행했다.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CAVI, transcatheter caval valve implantation)은 중증의 삼첨판 역류증 환자 중에서 수술 위험도가 높아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토대로 하대정맥과 우심방, 간정맥들의 해부학적 구조를 평가한다.

적합한 판막을 선택해 대퇴정맥에 가이드 와이어를 통과시켜 판막 이동 경로를 확보한다. 이후 설치된 유도 철선을 따라서 30mm 경피적 자가확장 판막을 정확히 위치시킨다. 이후 서서히 판막을 펼친 뒤 조영술과 심장 초음파를 통해 시술 결과를 확인한다.

최 모 씨 환자의 시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삼첨판 폐쇄부전에 의해 하대정맥으로 역류하는 혈류 흐름이 설치된 판막에 의하여 성공적으로 차단됐다. 환자는 지난 2일 안전하게 퇴원했다. 그동안 하대정맥 역류로 과도하게 유입된 혈류로 지속해 온 증상과 징후들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 교수는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의 연이은 성공과 더불어 이번 경피적 대정맥 판막 치환술도 국내 처음으로 진행하게 돼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며 “고령화에 따라 심장 수술이 어려운 심장질환 환자들이 안전한 시술로 새로운 삶을 다시 영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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