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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찾아온 ‘곤혹’ 유방암…발전하는 의과학으로 ‘적절’ 대처


유두 보존과 편리한 진단 방법 등 잇따라 나와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여성에게 유방암은 곤혹스럽고 당황스럽고 슬픈 시간으로 다가온다. 최근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유방암 진단과 치료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생존율도 높아지고 유두를 보존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여기에 조직검사 등 불편했던 검사 방법도 편리하게 바뀌고 있다.

유두 침범 진행성 유방암에 대해 유두·피부 보존 수술 안전성이 입증됐다. 또 안전하고 편리하게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선행 암 치료하면 유두 보존 가능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이 15일 “선행 항암 치료 후 유두 보존이 가능하고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유방에 암이 생기면 수술 후 신체·정신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가능하면 유두와 유방의 피부를 남기는 유두·피부 보존 유방절제술을 시도한다. 암이 유두까지 침범한 경우라면 유두를 제거할 수밖에 없다.

최근 영상 소견에서 유두에 종양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선행 항암 치료 후 유두하 동결절편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되면 유두 보존이 가능하고 추후 암 재발 없이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결절편 검사는 수술 중 조직의 일부를 절제해 동결시켜 표본을 제작해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방법을 말한다.

고범석 교수(왼쪽 두 번째)가 유두, 피부 보존 유방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고범석 교수(왼쪽 두 번째)가 유두, 피부 보존 유방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고범석 교수팀은 2010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선행 항암 치료 후 유방 절제술을 받은 2기 후반에서 3기 후반의 유방암 환자에서 유두·피부 보존 유방 절제술을 받은 환자 209명과 유방 전체 절제술을 받은 환자 209명을 6년 정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유두·피부 보존 유방 절제술을 받은 그룹의 국소 암 무재발률 91.6%, 전체 생존율은 87.6%로 유두와 유방의 피부를 모두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받은 그룹의 국소 암 무재발률 95.8%, 전체 생존율 84.8%와 비교했을 때 국소 재발률이나 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두·피부 보존 유방 절제술을 받은 209명의 환자 중 유두에 종양 침범이 의심됐던 환자 30명은 선행 항암 치료 후 유두 하 동결절편 검사 결과 음성으로 종양이 검출되지 않았다. 유두·피부 보존 절제술을 받았다. 6년 추적 관찰한 결과 전원에서 유두에 암 재발 소견이 없었다.

최근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는 수술 전 항암제를 먼저 투여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선행 항암 치료가 늘고 있다. 선행 항암 치료 후 시행되는 유두·피부 보존 유방 절제술의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다. 유두에 종양 침범이 의심돼도 선행 항암 치료 반응이 좋으면 유두 보존이 가능하고 암 재발 없이 안전하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고범석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유방의 형태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동안 종양의 유두 침범이 의심되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유두·피부 보존 유방절제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두 보존 가능성에 관한 기존 연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유두에 종양 침범 소견이 있어도 선행 항암 치료 후 검사 결과에 따른 유두 보존으로 암 재발 없이 안전하게 유방암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난치성 유방암, 더 편하고 정밀하게 진단

난치성 유방암에 대한 편하고 정밀한 진단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뤄졌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김미숙)은 유방암 연구팀(외과 노우철·김현아, 핵의학과 임일한·이인기, 방사성의약품개발팀 강주현·김광일)이 유방암의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발현 여부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으로 진단하는 임상시험을 국내 최초로 실시했다.

여러 암종에서 많이 발현되는 암 유전자인 HER2(유방암을 비롯한 위암, 난소암, 전립선암, 방광암 및 폐암 등 여러 암종에서 많이 발현돼 있고 유방암과 위암의 치료 표적으로 증명) 단백질은 유방암에서 이를 표적으로 하는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과 같은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치료성적이 높아지고 있다.

방사성의약품 섭취 정도를 지표로 표기한 최대 표준화 섭취계수가 HER2 양성 종양은 평균 8.6, HER2 음성 종양은 5.2로 낮게 측정됐다.   [자료=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성의약품 섭취 정도를 지표로 표기한 최대 표준화 섭취계수가 HER2 양성 종양은 평균 8.6, HER2 음성 종양은 5.2로 낮게 측정됐다. [자료=한국원자력의학원]

HER2 발현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하고 암이 여러 부위에 퍼져있거나 검사가 어려운 곳에 있으면 조직검사가 쉽지 않아 진단에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2018년 사람의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종양 쥐 모델에 HER2를 표적으로 하는 신규 방사성의약품(Cu-64-NOTA-trastuzumab)을 주사하고 PET/CT 영상을 통해 HER2의 발현 여부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7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HER2를 표적으로 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했다. PET/CT 영상으로 시간 경과에 따른 HER2의 발현 여부를 정량적으로 분석 평가했다.

분석 결과 방사성의약품 섭취 정도를 지표로 표기한 최대 표준화 섭취계수(SUVmax)가 HER2 양성 종양에서는 평균 8.6, HER2 음성 종양은 5.2로 낮게 측정됐다.

이번 연구결과로 연구팀은 HER2가 있는 양성 종양에 방사성의약품이 더 많이 축적되는 것을 영상으로 확인했다. 환자군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방사성의약품이 HER2 발현 여부 진단에 있어 뛰어난 효용성과 안전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HER2 유전자 진단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정밀 진단으로 치료 효과를 높여 생존율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유방암뿐 아니라 다른 암종의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치료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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