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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硏의 '빛'나는 연구, 두 달 연속 네이처紙 표지 장식


광사태 나노입자 이어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발표

2월25일자 네이처 표지 이미지. 한국화학연구원,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핵심소재기술 개발. [화학연 제공]
2월25일자 네이처 표지 이미지. 한국화학연구원,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핵심소재기술 개발. [화학연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광전소재로 사용한 태양전지는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싸고, 효율이 좋으며, 저온에서 용액공정으로 손쉽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내구성을 더욱 강화하고 대량생산 공정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2009년 첫 등장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세계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연구소의 하나다. 미국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발표하는 세계 최고효율 차트에 현재까지 7번 등재될 정도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2019년 4월에는 24.2%, 9월에는 25.2%의 광전변환효율을 인증받아 당시 세계최고효율을 기록했다. 현재 NREL 차트의 최고효율인 25.5%도 화학연 출신의 석상일 UNIST 교수팀이 세운 기록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紙는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팀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25일(한국시간)자 표지논문으로 실었다.

한국화학연구원으로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동시에, 두 달 연속으로 네이처紙 표지를 장식함으로써 연구소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됐다.

지난 1월 15일 화학연 서영덕 박사팀이 '빛의 연쇄증폭반응 보이는 광사태 나노입자 세계 최초 발견' 내용을 네이처 표지에 게재한 바 있다. 두 연구 모두 빛과 관련된 것으로, 특히 두 연구팀은 광사태 나노입자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향상에 접목하는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후속 연구결과가 기대된다.

(a) 화학연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사진, (b)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조 [화학연 제공]
(a) 화학연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사진, (b)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조 [화학연 제공]

이번 논문은 서장원 박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고안한 소재 및 공정 기술에 관한 것이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성하고 있는 층의 소재 중에서, 전압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자수송층 소재, 전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층 소재를 개발해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전자수송층 소재는 결함이 적어 전자의 수송(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전자가 잘 이동하면 전지의 전압이 높아지고, 높은 전압은 높은 효율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새로운 전자수송층 소재를 만들기 위해 화학용액증착법을 개발했다. 화학용액증착법은 태양전지의 구성 층인 투명 전극 위에 주석산화물(SnO2) 등을 바로 합성시켜 전자수송층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특히 전자수송층으로 사용되는 주석산화물 소재가 강한 산성 환경(pH < 2)에서 결함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양한 합성 변수를 조절해 결함이 적은 전자수송층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한 빛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층 소재 합성법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층 소재는 ‘페로브스카이트’ 결정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결정에는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결정과 빛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노란색 결정이 섞여 있다. 연구팀은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결정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층에 투입할 수 있는 적절한 브롬(Br)의 비율을 찾아내 새로운 소재를 합성했다. 그 결과 전지가 더욱 빛을 많이 흡수할 수 있어 전류가 높아졌고 효율이 향상됐다.

이렇게 두 가지 새로운 소재를 통해 전류와 전압을 모두 높인 결과 0.1㎠에서는 25.2%를, 1㎠ 소자에서는 23%의 효율을 기록해 상용화에 필수조건인 대면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150°C를 넘지 않는 온도에서 모든 열처리가 가능해 플라스틱 기판을 이용한 유연소자 및 경량소자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논문에서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전지로서의 성능 외에도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발광소자로서의 응용 가능성도 보여줬다. 발광효율은 태양전지 효율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광효율은 약 5~10%에 그쳤지만 이번 기술의 발광 효율(LED 외부양자효율)은 17%로 측정됐다.

서장원 박사는 “25% 이상의 높은 효율은 이론효율의 80.5%에 해당된다. 앞으로 효율 향상이 좀 더 이루어진다면 26% 이상의 효율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최고효율 26.7%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신성식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밝은 빛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기 때문에,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 외에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장원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3일 오전 세종시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 개발'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학연]
서장원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3일 오전 세종시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 '초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 개발'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학연]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 개발사업,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융합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 Efficient Perovskite Solar Cells via Improved Carrier Management

◇저자 : 서장원(교신저자,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성식(공동교신저자,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서갑경(공동 제1저자, 박사 과정, 한국화학연구원), 유정완(공동 제1저자, 전문연구요원, 한국화학연구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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