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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시대' 궐련 놓지 않는 이유는…BAT 켄트 더블 프레쉬 체험해 보니


정부 규제 속 시장 정체 이어져…"궐련담배 시장 매출 통해 비연소 제품군 확대에 투자"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래 급속도로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궐련형 전자담배의 성장세가 주춤하다.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확산됐고, 이 과정에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다시 한 번 궐련담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최근 궐련담배 브랜드 켄트의 신제품 '켄트 더블 프레쉬'를 내놨다. 이 제품은 최근 흡연 트렌드를 반영해 부드럽고 달콤한 캡슐 맛, 세련된 패키지 외관, 합리적 가격을 무기로 가향 슬림 담배 시장에서 KT&G '에쎄 히말라야', '에쎄 체인지' 등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캡슐 2개' 신선한 발상이지만…둘 다 터뜨려야 효과 만점

켄트는 지난 2010년 국내 담배시장에서 처음으로 캡슐을 장착하고 등장한 캡슐 담배의 원조로 꼽힌다. 부드러운 맛에 캡슐을 터뜨리면 청량감이 추가돼 당시 높은 인기를 끌었고, KT&G, 필립모리스 등 경쟁사들도 각자의 개성을 살린 캡슐 담배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트렌드에 본격적인 변화를 불러 왔다. 이에 지난 2015년 20.6%였던 가향 슬림 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0.9%까지 급성장했다.

BAT코리아의 '켄트 더블 프레쉬'(우)가 출시되며 가향 슬림담배 시장의 새 경쟁이 막을 올렸다. [사진=이현석기자]
BAT코리아의 '켄트 더블 프레쉬'(우)가 출시되며 가향 슬림담배 시장의 새 경쟁이 막을 올렸다. [사진=이현석기자]

켄트 더블 프레쉬의 첫 인상은 이 같은 가향 슬림 담배 시장에서 또 다른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이라는 생각이었다. 두 개의 캡슐이 박혀 있는 외형은 스스로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줬고, 필터도 튼튼하게 제작돼 한 개의 캡슐만을 터뜨리고 사용한다고 해도 흐물흐물해 지는 현상은 없었다.

캡슐을 터뜨리지 않고 피울 시 켄트 더블 프레쉬는 평범한 멘솔 담배의 느낌이었다. 필터 하부 캡슐을 터뜨리면 멘솔향이 조금 더 강해지고 과일과 같은 향이 더해졌으며, 상부 캡슐을 터뜨리면 궐련형 전자담배 멘솔 제품군에서 느낄 수 있는 '풍선껌'과 유사한 맛이 나면서 전혀 다른 담배로 변신했다.

다만 한 개의 캡슐만을 터뜨릴 경우 맛의 변화가 크게 없어 아쉬웠다. 한 개의 제품으로 세 가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은 한 번에 인식됐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개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경쟁 제품에 비해 캡슐 하나를 터뜨렸을 때의 변화가 적어 엄청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 '비연소 제품' 확대 비전 아래서도 일반담배 출시…"시장 현실 때문"

BAT코리아는 켄트 더블 프레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출시 이후 특별 프로모션을 적용해 경쟁 제품보다 500원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의 보급과 함께 궐련담배의 연기와 냄새를 기피하는 흡연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깔끔하고 상쾌한 맛을 살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BAT코리아의 선택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BAT그룹 차원에서 '글로'를 중심으로 한 비연소 제품의 보급 확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궐련담배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는 것이 '진정성'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켄트 더블 프레쉬(좌)는 가향 슬림담배 시장 선두주자 '에쎄'와 비슷한 길이의 필터에 두 개의 캡슐을 넣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켄트 더블 프레쉬(좌)는 가향 슬림담배 시장 선두주자 '에쎄'와 비슷한 길이의 필터에 두 개의 캡슐을 넣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는 국내 담배 시장의 현재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담배 시장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으로부터 시작된 전자담배 전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군의 유해성이 낮다는 자체 실험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 규제'를 요구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내 흡연에 대한 니즈가 높아져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 같은 업계의 주장을 인정하고 있지 않아 향후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기업 중 영향력이 가장 약한 BAT코리아 입장에서는 궐련담배 시장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예상이다. 또 과거 높은 인기를 얻은 바 있는 브랜드인 켄트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이 같은 효율성 측면의 고려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이다.

다만 BAT코리아는 켄트 더블 프레쉬를 출시하는 것과 별개로 비연소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여전히 중심 전략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궐련담배 시장 공략에 애쓰는 이유가 비연소 제품군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ESG전략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위해 저감 제품군 소비자를 늘려가야 하고 이를 위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아직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 궐련담배에서의 매출 창출이 필요하며, 궐련담배에 대한 소비자 니즈도 높은 만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BAT코리아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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