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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액면분할의 마법' 통할까


액면분할 후 주가 흐름…애플·테슬라↑ 네이버·삼성전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5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액면분할로 당시 1주당 1천400~1천500달러였던 주가를 1주당 200~300달러 수준으로 낮춰 소액 개인투자자의 매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결정이었다. 액면분할 계획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며 분할 후 첫 거래일까지 한 달도 안 돼 80% 가까이 올랐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수백만원대 주식이 수십만원대로 저렴해지는 데다 유통물량 증가로 소액 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액면분할의 마법'이다.

 [카카오]
[카카오]

◆ 액면분할 효과…카카오, 코스피 급락에도 나 홀로 강세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68% 오른 49만7천5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1.24% 상승한 49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에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폭락하며 그 영향으로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하며 국내 IT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카카오의 액면분할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5대 1 비율의 분할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발행 주식 수는 8천870만4천620주에서 4억4천352만3천100주로 늘어난다.

카카오는 이번 액면분할에 대해 "주당 주가를 낮춰 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카카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거래량↑주가↓…애플·테슬라는 주가 상승

카카오의 주가에도 액면분할의 마법이 작용할 지 주목된다. 과거 액면분할 사례를 보면 분할 이후 거래가 늘어나는 효과는 뚜렷했지만, 주가는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8년 10월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이에 당시 70만원에 달하던 주가가 13만원대로 낮아지며 거래가 크게 늘었다. 액면분할 이전 한 달 동안 545억원 수준이던 네이버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액면분할 후 한 달간 1천15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실제 주가는 액면분할 후 한 달 사이에 14만1천원에서 11만5천원으로 1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3%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8년 50대 1 비율로 액면분할을 하며 당시 265만원에 달했던 주가가 5만원대로 낮아졌다. 거래량도 크게 늘어나며 액면분할 이전 한 달 동안 일평균 6천413억원 수준이던 거래대금은 이후 한 달 동안 8천769억원으로 36.7% 증가했다.

1주당 가격이 낮아지며 실제 소액주주의 투자도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지분을 1% 이하로 보유한 소액주주는 액면분할 시행 전인 2018년 3월31일 기준 24만1천414명에서 지난해 6월30일 145만4천373명으로 6배 늘었다.

삼성전자도 거래량 증가 효과는 뚜렷했지만 주가는 액면분할을 기점으로 5만3천원에서 한 달 후 5만1천100원으로 3.5% 하락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테슬라와 애플은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상장사들은 액면분할 효과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하지만, 결과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다. 액면분할 후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는 뚜렷하지만, 결국 주가는 실적 등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수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액면분할을 실시한 상장사 29곳 중 19곳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기업의 실적 등에 있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 50만원 가까운 카카오의 주가가 부담될 수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완화할 수 있어 거래량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면분할 후 카카오의 신주는 오는 4월15일 상장될 예정이다. 4월12~14일은 주식거래가 정지된다. 카카오는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 안건을 상정해 최종 의결한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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