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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삼광빌라' 인교진 "트로트가수 김확세, 무명 시절+父 생각났죠"


(인터뷰) 배우 인교진, 20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인교진이 데뷔한 지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무명 시절부터 부친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던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는 그에게 행복한 작품으로 남았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는 다양한 사연들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타인이었던 이들이 서로에게 정들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교진은 극 중 거리를 방황하던 과거를 청산하고, 트로트 가수를 목표로 성실히 살아가는 김확세를 맡았다. 능청스러운 연기, 맛깔나는 대사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배우 인교진이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배우 인교진이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 "행복이 있는 작품 원해…작업 자체가 따뜻"

인교진은 홍석구 감독과의 인연으로 '오! 삼광빌라!'의 출연을 결정했다. 이전 작품에서 함께했을 때 따뜻한 마음으로 작업했던 경험이 기억에 남아있었고, 이는 '오! 삼광빌라!'의 연출 의도와 맞닿아있었다. 제안받았을 때부터 드라마에서 따뜻함을 느꼈고, 이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으며 이는 그에게 '잘한 선택'이었다.

"홍석구 감독님과 세 번째 만나게 됐다. 전작에서도 같이 작업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했었다. 작품으로 인기를 얻는 것보다 좋은 것은 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저와 제 가족의 행복이 있어야 사회생활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오! 삼광빌라!'를 하면서 행복하고 재밌게 작업했다. 작품 자체가 따뜻해서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고,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인교진이 드라마와 자신의 배역인 김확세에게 따뜻함을 느낀 이유는 진한 가족애였다. 가족이 아닌 이들이 모인 삼광빌라에서 가족보다 끈끈한 우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가족이 없는 김확세에게 삼광빌라는 가족과 같은 의미였다.

"김확세는 핏줄로 엮인 가족이 나오지 않는다. 핏줄보다 더 진한 가족애가 있는 곳이 삼광빌라고 그 관계를 만들어준 곳이다. 그래서 그에겐 가족 같은 의미다. 사실 제가 데뷔한 지 20년이 됐다. 제 데뷔작이 '전원일기'였다. 그 작품도 내로라하는 선배님들이 나오시고 대명사 같은 존재지 않나. 20년이 지난 지금 가족과 사랑을 필두로 한 작품에 출연했다는 게 영광이다. 우연이지만 마음이 차오르는 느낌도 받았고. 배우들 간의 호흡도 마치 가족처럼 잘 맞아서 더 좋았다."

남이었던 이들이 삼광빌라에 모여 벌어지는 일들이 그에겐 매력이자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가족이 아님에도 가족 같은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고 끈끈함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 그의 노력이 깃든 '오! 삼광빌라!'를 보고 아내 소이현이 인교진의 걱정스러웠던 부분을 알아차려 줬다고 밝혔다.

"제일 고민했던 부분은 제가 혼자 가족이 없고 감광빌라 안에서 서로 다른 느낌의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였다. 다른 가족의 끈끈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내 소이현 씨와 함께 '오! 삼광빌라!'를 보면서 많이 했던 말 중의 하나가 '저렇게 가족같이 잘 지내면 무서울 게 없고 행복하겠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 작품은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더 진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도 하나가 된다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도 가족이라는 것이 저도 행복했고 좋았다. 사실 제 가족에게도 행복감을 준 드라마였다. 저희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 모두 좋아하셔서 기쁘고 뿌듯했다."

배우 인교진이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배우 인교진이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 "제 무명 시절과 닮은 김확세, 공감·이입되는 부분 많아"

중년의 나이임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김확세를 연기하며 인교진은 과거의 자신을 돌아봤다. 긴 무명 시절을 겪으며 느꼈던 힘든 감정들이 다시 떠올랐고 그래서 더욱 김확세에 몰입할 수 있었다.

"김확세에 이입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상향과 현재의 차이가 있고 한 마디로 일이 잘 안 되는 중년의 느낌이 들지 않나. 저도 예전엔 답답하고 움츠러들고 소심했던 시기가 길었다. 그땐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다. 처음에 데뷔했을 땐 잘 될 것 같았는데 그 시간이 지나니 뭘 해도 잘 안 될 것 같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고. 그래서 긴 무명 시절이 김확세를 연기하면서 조금은 반영이 되고 도움이 됐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김확세에 더욱 마음이 갔던 이유는 늦은 나이에 트로트에 도전하신 아버지를 옆에서 봐왔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결혼할 무렵 트로트를 하고 싶다고 밝혔던 아버지에게 반대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했다. 그는 눈물을 살짝 글썽이며 과거를 후회했다.

"김확세를 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제가 불효자 같은 느낌을 받았을 때가 많았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셨는데 경제적인 여건상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60세가 되는 해에 가수가 되겠다고 하셨었다. 그땐 제가 반대를 많이 했다. 제가 하는 건 지지를 해주셨는데 저는 말리니 얼마나 속상하셨겠냐. 나이가 들면서 '조금 더 젊으셨을 때 응원을 해드리진 못할망정 아들이 뭐라고 반대를 했나' 싶더라. 그래서 후회를 많이 했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으니 이젠 아버지를 지지하는 멋진 아들이 될 기회가 될 것 같다."

인교진은 무명 시절을 겪은 트로트 가수 김확세를 표현하기에 앞서 가수의 느낌이 나는 제스처, 포스를 연구했다.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고,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 삼광빌라!'에서 부른 트로트 OST도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진짜 가수의 필이 있다는 것을 느낌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어려웠던 지점은 아무래도 노래 실력이 가수 같지 않은 실력이기에 그게 조금 힘들었다. 잘했다면 노래를 더 잘 불렀을 텐데 그 부분이 따라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아버지가 트로트 OST를 부른 것을 들으시고 '노래는 가사대로 표현해야 한다' '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배우 인교진이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배우 인교진이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 "20년간 걸어온 길, '잘했다' 말해주고 싶어"

인교진은 '전원일기'로 데뷔해 '선덕여왕' '마의' '구암 허준' '백희가 돌아왔다' '완벽한 아내' '나의 나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오랜 기간 무명의 시기를 보낸 뒤 이제는 감초 역할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그는 많은 욕심보단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무명 시절이 길어 선택받는 입장이었다. 다양한 장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크게 없고 장르를 불문하고 맞춰가는 배우에 가깝다. 제가 선택을 못 하는 위치에 있을 때가 많았으니까. 본의 아니게 저를 다양한 장르에서 찾아주시고 잘 할 수 있는 판단이 들면 출연한다. 그래서 갈증이 해소되기도 하고. 코미디 장르에 자리 잡고 감초라는 칭찬을 듣기도 하지만 지금은 대중이 좋아해 주시는 것을 감사해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욕심을 내보고 싶다. 정극 장르에서 점잖게 웃기는 악역이 어떨까 한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걸어왔다. 인교진은 당당하게 자신감을 보이는 것보다 겸손하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그리고 지금까지 열심히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이기 때문"이라며 가족과 동료 배우, 제작진, 스태프 그리고 시청자에게까지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과 중심은 저 자신의 행복, 제 가족, 저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 덕분인 것 같다. 판에 박힌 얘기지만 진심이다. 일을 하면서 제 행복이 중요해야 주위의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20년을 돌아봤을 때 사실 이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고 모자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20년 동안 만족스럽다는 것은 아니고 잘 견뎠고 지금까지는 느리지만 묵묵하게 잘 오긴 왔다는 생각이다. '잘했다!'보다 '잘했다…'고 하고 싶다.(웃음)"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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