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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토스증권, 일주일 만에 또 100억 증자…'실탄 확보' 속도


자본금 340억→720억원, 5개월 사이 2배↑…IT 인프라·서비스 투자 확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토스증권의 자본 조달 속도가 매섭다. 토스증권이 지난주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이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으로 토스증권은 지난해 11월 증권업 본인가 후 5개월 만에 380억원을 확보해 자본금이 720억원으로 올라서게 된다.

최근 신규계좌 개설이 폭증하는 가운데 IT 인프라 확충 등 투자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100억원의 주주배정(비바리퍼블리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100억원의 주주배정(비바리퍼블리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 신규계좌 개설 폭증에 IT 인프라 개선 시급…서둘러 추가 자금 조달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100억원의 주주배정(비바리퍼블리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8일 50억원 유상증자 결정 이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자본확충에 나선 것이다.

액면가 5천원의 주식 200만주를 추가 발행하는 것으로, 오는 20일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고 21일 신주가 교부된다. 이는 지난주 결정한 50억원 유상증자 일정보다 8일 더 빠르다.

일주일 사이 결정한 두 차례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모두 완료되는 오는 28일이면 토스증권의 자본금은 지난해 11월 증권업 본인가 후 5개월 만에 기존 340억원에서 72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난다.

토스증권이 최근 빠른 속도로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카카오페이증권과의 경쟁 구도 속에 핀테크 증권사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스증권은 최근 신규 주식 계좌 개설이 폭증하는 가운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IT 시스템 안정과 확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3월 정식 출범 후 한 달 만에 신규 주식 계좌수가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가 큰 화제를 일으키며 신규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다. 계좌를 새로 개설하는 고객에게 무작위 추첨으로 주식 1주를 지급하는 행사로, 삼성전자·현대차·NAVER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포함해 총 26개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이벤트는 투자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빠르게 입소문이 나며 각종 '인증샷'과 후기가 줄을 이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하루에만 50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이는 과거 국내 증권사 일일 계좌개설수인 5만 계좌를 10배 이상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벤트가 진행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증가한 계좌수만 약 72만 계좌다. 이는 시간당 약 1만 3천명, 분당 210명이 계좌를 개설한 셈이다.

신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토스증권은 한 때 시스템 오류로 계좌개설이 지연되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이 출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가운데, 선제적인 투자로 향후 서비스 확대에 대비한 IT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서둘러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세워 내부 스케줄에 따라 유상증자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유상증자도 그 일환"이라며 "예상보다 IT 인프라 구축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빠르게 늘고 있어 그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모기업에서 신속한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토스증권이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에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한 때 시스템 오류로 계좌개설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토스증권 접속 오류 화면 캡처]
토스증권이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에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한 때 시스템 오류로 계좌개설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토스증권 접속 오류 화면 캡처]

◆ 해외주식·개인자산관리로 서비스 확대

IT 인프라 구축 외에도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도 잇단 자금조달 배경이다.

토스증권은 올 상반기를 목표로 해외 주식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구 수요에 대응해 투자자 저변을 넓히고 고객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가 국내 주식보다 높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토스증권은 내년에 로보어드바이저 등 간접투자 서비스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기존 브로커리지 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간접투자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최근 자산관리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계좌에 금액을 넣어 놓으면 AI가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자산을 배분해 투자금을 직접 굴려준다. 과거 고액자산가만 받을 수 있었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도 누릴 수 있어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임, 파운트, 핀트 등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토스증권도 로보어드바이저 등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에서의 차별성을 강조해 나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자본확충 속도 가속화할 듯…"자본 성장 속도가 가치평가 기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도 토스증권의 자본확충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이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한 리테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에 더해 증권업계의 자산관리 수수료가 이미 낮아질 만큼 낮아졌고, 투자은행(IB) 부분은 역량이 안된다는 점에서 수수료 수익만으로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키움증권의 경우 초기 선 고객 유치 후 신용공여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토스증권도 시장 진입 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용거래 등 레버리지 투자, 주가연계증권(ESL) 등 파생상품 판매, IB, 자기자본투자(PI) 등 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하다.

신용공여의 경우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가능하다. 그 외에도 금융업에서 수익의 원천이 되는 투자자산 상한선이 모두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토스증권의 추가적인 자본확충은 불가피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자본 성장에서 앞선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핀테크 증권사들의 가치는 자본 성장 속도를 근거로 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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