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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융권 슈퍼메기 카카오뱅크, '은행주의 저주'도 풀까


3분기 상장 전망…몸값 20조에 흥행 기대감

카카오뱅크 사무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사무실 [사진=카카오뱅크]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20조~3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기대되는 카카오뱅크가 연내 코스피 상장을 위한 첫 삽을 떴다. 금융업계에서도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갖추고 있는 점을 들어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만 상장하게 되면 '은행주'로 분류될 예정인 만큼, '저평가의 저주'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냈다. 지난 해 9월 23일 이사회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결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 이르면 7월 상장…윤호영 대표 "중금리 대출, 획기적으로 늘린다"

예상되는 상장 시기는 올 3분기다.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4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신청인과 금융위원회에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그밖에 절차 등을 감안하면 7월 정도엔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맡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몸값을 약 20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 해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가 흥행을 이끈 만큼, 카카오뱅크도 올해 손꼽히는 IPO 대어로 평가받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순이익은 1천136억원으로 장외 시장에서 30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상장 시 카카오 기업가지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을 통해 확충된 자본으로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가계 신용대출을 둘러싼 은행의 건전성 유지, 리스크 관리 필요성, 규제 환경에 따라 공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으나, 지난 해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표가 밝힌 대로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해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금융·비금융 데이터, 카카오뱅크의 데이터 등을 결합시킨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반기엔 기업금융 분야에도 도전하며, 기업공개 이후에는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도 상장 후의 카카오뱅크를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슈퍼 플랫폼'과 확충된 자본이 만났을 때 나타날 상승효과가 금융권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기반에 깔려있는데다 카카오도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서, 향후 확장성에 있어서 만큼은 위협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다"라며 "자본을 많이 들이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점도 주목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도 양호하다. 지난 해 별도 기준 1천136억원의 당기순익과 8천42억원의 영업 수익을 올렸는데,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천390만명이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신 규모는 23조4천억원, 여신은 20조3천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여신은 36.5%, 수신은 13.6% 증가했다.

◆ 카뱅도 결국 은행주…'저평가' 사슬 풀까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도 결국 '은행주'로 묶이는 만큼, 저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계가 휘청거릴 때도 각 금융지주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를 넘지 못했다. PBR은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몇 배로 거래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이하라는 건 가진 자산에 비해 평가가 낮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은행주가 자산가치의 절반 밖에는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은행주 저평가가 이뤄지게 된 배경으로는 '금융 규제'가 꼽힌다. 당국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작년만해도 금융권은 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를 받아들였으며, 대출 원금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도 1년 가까이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이러한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 기대감이 반영됐지만, 이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을 때의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할 텐데, 그럴 경우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원하는 사업만 할 수 없을 텐데, 여기에 경쟁까지 더해질 경우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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