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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경주 편, 곡물칼국수·참가자미 정식·문화재초콜릿 外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가 경북 경주를 찾는다.

15일 오후 7시10분 방송되는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는 '빛난다 그 마음 – 경북 경주' 편으로 꾸며진다.

발길 닿는 곳, 어디든 문화 유적지를 만날 수 있는 곳. 오월의 맑은 날씨만큼이나 찬란한 신라 문화유산을 간직한 동네, 바로 경북 경주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22번째 여정은 역사의 땅에서 저마다의 전통을 만들어가는, 빛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러 떠난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경주 뱃사람들의 터전, 감포항

시원한 동해의 풍경에 반해 걷다보니 아침부터 열심히 바닷가에서 뭔가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뭍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제사상에도 올라간다는 '바다의 달팽이' 군소. 언뜻 징그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건강에 좋아 이 동네 사람들에겐 인기 식재료란다. 그렇게 바닷가 사람들과 만난 후,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송대말 등대에 올라 경주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동네 한 바퀴를 시작한다.

형제의 우애로 녹여낸 문화재 초콜릿

경주 시내에서 요즘 가장 핫하다는 황리단길에서 신기한 먹거리를 구경하며 걷다 보니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초콜릿 분수가 뿜어져 오르는 한 가게를 발견한다. 7가지 경주 문화재의 모양을 본뜬 초콜릿을 파는 가게이다. 형제가 같이 운영하느라 서로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반면 좋은 아이디어도 공유하며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경주가 고향인 형제가 관광객들에게 경주를 알리고, 더불어 멋진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 고안했다는 초콜릿은 아름다운 문화재만큼이나 독특하고 달콤하다.

꼬리가 없어 더욱 귀한 토종개, 동경이

경주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황성공원을 걷던 중 저 멀리 웬 강아지들이 뛰어노는 게 보인다. 궁금하여 가까이 간 김영철은 그곳에서 꼬리가 짧은 개 동경이를 만난다. 동경이는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토우에서도 형상이 남아있을 만큼 오래된 토종개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의 방한복에 쓰일 재료로 학살당하는 등 개체수가 급감했다. 다행히 현재는 이를 보존하려는 시의 노력과 견주들의 사랑으로 꾸준히 그 수가 늘고 있단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만큼 더 잘 보살펴주고 있다는 견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족(足)반죽으로 더 쫄깃한 곡물칼국수

경주남산 아래 고즈넉한 마을을 걷다 보니 뒤늦게 장을 담그는 사람들이 있다. 알고 보니 칼국수를 파는 음식점으로 손님들에게 내놓을 음식 장만을 위해 매년 이렇게 많은 양의 장을 직접 담근단다. 마침 허기진 배를 채우러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는 김영철. 그런데, 칼국수 반죽을 하는 방법이 독특하다. 어마어마한 양의 반죽 위에 비닐을 덮고 버선발로 꾹꾹 밟아주는 것이 이 집만의 반죽법. 워낙 맛이 좋아 손님이 많다 보니 손으로 하는 데에 무리가 있어서 선택한 방법이라는데, 칼국수 국물도 예사롭지가 않다. 이 지역에서 많이 나는 9가지 곡물을 넣어 몸에도 좋고, 오래도록 뱃속이 든든하다는데,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었던 방법을 쭉 지키고 있다는 칼국수 가게, 그 추억의 맛이 궁금하다.

과거와 현재의 신비로운 조화, 대릉원

경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건 웅장하면서도 능선이 아름다운 고분군이다. 대릉원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시내 바로 옆에 자리해 시민들도 자주 찾는 그곳에 배우 김영철 역시 발길을 향한다. 공원처럼 잘 꾸며진 모습은 마치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남겨준 보물처럼 느껴진다.

맥이 끊어진 전통 의복을 되살린 누비장인

아담한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니 오래된 나무 기둥에 무형문화재 누비장이라는 글씨가 눈에 띈다. 마침 마당에서는 알록달록한 천을 염색해 빨랫줄에 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귀한 옷이니만큼 옷감도 천연염색해 사용한다는데. 중요무형문화재 107호 김해자 선생은 우리나라에 재봉틀이 들어오면서 맥이 끊겼던 누비라는 우리 전통 바느질의 역사를 잇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무일푼으로 서울로 상경했던 그녀는 먹고 살기 위해 삯바느질을 시작했고, 한복집에서 조수로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누비를 알게 되어 매력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누비의 맥이 끊겨 기법을 알려줄 사람이 없었는데, 박물관에서 보게 된 유물을 보고 방식을 깨우치게 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김영철이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누비옷을 입어 보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멋을 느껴본다.

마음을 나누다, 샤프 깎는 할아버지

이 어떤 할아버지 앞에 앉아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 궁금한 마음에 다가가보니 샤프를 나눠주는데 그 모양이 특이하다. 나무로 만들어진 샤프에 멋진 문구까지 새겨져 있는데, 76세인 정동문 할아버지는 직접 나무를 깎아 샤프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줘 '안강 할배'라고 불린다. 과거 사업이 망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고향을 떠나 산골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희망을 찾게 됐다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런 희망이 되고 싶어 짜투리 나무로 샤프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지 15년째. 안강 할배는 오늘도 매일 샤프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깎고 있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가자미 덕장의 94세 해녀 할머니

봄의 감포항은 참가자미가 지천이다. 덕장에서 햇빛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가자미를 따라 걷다가, 한창 가자미를 손질 중인 어머니들을 만난다. 그 중 나이가 제일 많은 94세 고서순 할머니는 아직도 물질을 나가는 해녀란다. 이른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들도 있지만, 남은 손자들을 생각하면 밭일이고 물질이고 거뜬하다는 할머니. 오랜 세월, 물질을 하느라 까맣게 타버린 피부만큼이나 단단해진 할머니의 마음은 오늘도 푸른 바다 속으로 자맥질한다.

고생 끝에 행복을 맛보다, 참가자미 정식

감포항을 지나 작은 골목으로 들어오자 식당의 음식 재료를 다듬고 있는 부부가 있다. 참가자미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다. 싱싱한 참가자미 회 무침부터 고소한 구이와 짭짤한 찌개까지, 온갖 참가자미 요리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아내 이양옥씨는 어릴 적 일찍 부모를 여의고 온갖 고생을 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이곳에 자리를 잡았고, 고생 끝에 얻은 이 장소가 너무나도 소중하다. 아낌없이 재료를 넣어 남는 게 있나 싶지만 손님의 맛있다는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는 부부.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행복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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