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정풍운동] ② "굳이 中연습생 써야 하나"…韓 업계가 본 '리스크'


中 팬덤 관리 강화에 등 터지는 韓 아이돌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중국 당국이 IT 업계에 이어 대중문화 기강잡기에 나섰다. 잘못된 풍조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정풍 운동'의 일환으로 연예인과 팬덤, 방송과 관련한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문화 통제' 속 한국 엔터 산업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정풍 운동과 리스크를 짚어보고, 한국 엔터 산업에 끼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정풍운동
정풍운동

◆판공실 "무질서 팬덤 관리 강화"…피해는 K-POP 아이돌?

중국 정풍운동 바람이 가장 먼저 불어닥친 곳은 한류 아이돌이었다. 그 중 트와이스 쯔위가 가장 먼저 거론됐다. 쯔위의 소셜 미디어 웨이보 팬클럽이 지난달 30일 팬클럽 명칭을 바꾸라는 통지를 받았고, 2주 내로 계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돌연 삭제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웨이보는 6일 방탄소년단, 아이유, 블랙핑크 리사 로제, 소녀시대 태연, 엑소 세훈, NCT 태용 등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팬클럽 계정 21개를 30일간 정지 조치했다.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는 내용의 전파'가 정지 사유였으나, '한국 활동 연예인'만을 타깃으로 한 조치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이를 두고 대만 매체들은 지난달 27일 발표된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의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10대 방안에 따른 것이라 풀이하고 있다. 판공실은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 금지, 연예인을 위해 모금하는 팬클럽 해산, 온라인에서 욕하거나 유언비어 퍼뜨리는 행위 금지, 단체 계정 규제 등을 골자로 내세웠다.

뿐만 아니다.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QQ뮤직은 한 계정이 동일한 음원을 중복 구매하지 못하게 조치했다. 음원에 이어 음반 역시 중복 구매가 불가능하게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 역시 한국 및 해외 연예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일환이다.

27일 판공실 발표에 이어, 30일 중국 정부는 연예인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상을 공부하도록 하는 '연예인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연예계에 직접적으로 입김을 가하는 명분을 만든 셈이다.

이같은 연예계 정풍 운동은 한류 아이돌 뿐만 아니라 외국 국적을 지닌 중화권 스타들도 겨냥하고 있다. 이연걸 유역비 쑨옌쯔 왕리훙 등 외국 국적 보유 스타들은 '하나의 중국'을 위한 퇴출 대상으로 꼽히고 있어 충격을 안긴다. 여기에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연예인들을 향한 제재까지 이어지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는 형국이다.

◆중국계 아이돌은 이제 계륵인가

앞서 수 년 간 중국계 아이돌의 리스크는 대중이 직접 목격해왔다. 회사와의 전속계약을 무시하고 중국으로 활동반경을 옮겨 독단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은 예사였다. 중국 정부의 지침으로 활동 제한을 받게 되면 팀 활동에 피해가 생기기도 했고,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SNS 피드는 시시각각 국내 여론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왔다.

물론 2010년대 초반 중국계 멤버의 데뷔가 중국 연예 시장 물꼬를 트던 시기도 분명 있었으나, 이젠 아니다. K-POP이 아시아는 물론 북중미, 남미,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인기를 끌면서 각 연예기획사들이 중국에 수익을 의존하던 시기도 지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계 아이돌은 '계륵'이 되는 것일까.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계 관계자는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공연 및 수익 구조는 수 년 전부터 막혀있었기 때문에, 중국 정풍운동이 한국 기획사에 수익 타격을 크게 입히진 않을 것이다"면서 "다만 중국 내 팬덤이 위축되고 팬들의 활동이 제한되는 건 안타깝다"고 이번 사태를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 업계 내에선 중국계 연습생들을 뽑는 움직임이 줄어들고 있다. 활동 제한을 받고 사상을 인증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걸 모두 봐왔기 때문"이라며 "활동이 원활한 국적의 연습생을 데뷔시키는 게 회사나 그룹에게도 득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은 여전히 한국에게 큰 블루오션이므로 놓쳐선 안된다고 분석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사상을 중국 사람들에게 강력히 전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반향이 큰 K-POP 가수들을 먼저 건드려 세계를 시끄럽게 한 상황"이라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한국 엔터사업은 오래 전부터 중국 시장 개척의 리스크를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중국 시장의 거대한 수익을 포기하지 않은 것. 이번 사태도 이미 충분히 예견된 리스크"라며 "몇몇 글로벌 그룹을 제외하면 여전히 북미, 남미보다 중국 및 아시아에서 거두는 수익이 훨씬 크다. 때문에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크진 않을 것"이라 평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풍운동] ② "굳이 中연습생 써야 하나"…韓 업계가 본 '리스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