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두산)과 한상훈(한화), 청주서 우정의 대결

 


“너는 펄펄 날어! 하지만 승리는 우리팀에 양보해!”

4일부터 청주에서 열리는 두산-한화 3연전은 2003년 프로에 입문한 유격수 손시헌(25, 두산)과 한상훈(25, 한화)의 우정어린 라이벌전이기도 하다.

화곡 초등학교 때부터 둘도 없는 친구로 인연을 맺은 손시헌과 한상훈은 서로 든든한 후원자이자 조언자, 경쟁자로 프로까지 동행했다.

이번 청주전은 올시즌 2번째 대결. 한상훈이 지난 4월14일 1군에 늦게 등록되는 바람에 둘은 올해 지난 4월26일부터 열린 잠실 3연전에서 처음 격돌했다. 경기결과는 1차전에서 한화가 승리를 거뒀지만 2, 3차전은 두산 승리.

나란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첫날(4월 26일) 경기에서 손시헌은 4타수 무안타에 삼진과 병살타로 체면을 구겼다. 더욱이 3회 수비에서 실책까지 저질러 팀 패전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반면 한상훈은 1회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공격으로 만회했고, 특히 2루수로 옮겨 수비한 8회 손시헌을 병살로 잡기도 했다.

그러나 27일 경기에서는 한상훈이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반면 손시헌은 내야안타를 기록해 1루를 밟았다. 28일에도 손시헌이 자신의 시즌 2번째 3루타로 타점을 기록했으나 한상훈은 안타없이 병살타를 때렸다.

"상훈이는 언제나 내 라이벌이었고 뛰어넘어야 할 존재였다."

손시헌은 16년 넘게 함께 야구를 하고 있지만 언제나 친구 상훈이에게 뒤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한상훈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줄곧 손시헌을 압도했고 특히 고교졸업 때는 한화로부터 지명까지 받은 반면, 손시헌은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에 입문해야 했다.

손시헌은 "정말 당시에는 야구를 그만두려 했었다"며 "그러나 이왕 시작한 야구, 프로무대는 밟고 싶었고 상훈이를 목표로 훈련으로 나를 다그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된 느낌이다. 한상훈은 고르지 못한 방망이와 용병 브리또의 영입으로 2군 추락까지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 된 반면 손시헌은 다이내믹한 수비와 알토란 같은 타격으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럼에도 손시헌은 부진한 친구에 대해 "상훈이는 우투좌타라는 장점에 안정된 수비를 펼친다. 지금 실책도 내가 2개나 더 많다"고 두둔한 뒤 "어차피 장기 레이스인 만큼 서둘지 말고 몸관리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한상훈은 "시헌이가 항상 친한 친구인 줄 알았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지는 몰랐다"며 웃음을 터뜨린 뒤 "나랑 비교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잘하고 있어 내 마음이 얼마나 뿌듯한 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손시헌의 격려의 말에 한상훈은 "수비가 점점 재미 있어지는 만큼 곧 친구의 라이벌이 되기 위해서라도 방망이를 살려낼 것이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친구라서일까? 둘은 같은 자리에 있지도 않았는데 이구동성으로 이번 3연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친구가 뻥뻥 안타를 날리고 대신 우리팀은 이겼으면 좋겠어요."

이번 청주 두산-한화전에선 때론 격려자인 친구로, 때론 자극제인 라이벌로 깊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손시헌과 한상훈이 벌이는 우정의 대결을 감상해보는 것도 색다른 야구의 재미가 될 것 같다.

/강필주 letmeou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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