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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도핑비상] '약물 덫'에 걸린 선수들


 

1988년 서울올림픽 육상 경기 최고의 스타는 칼 루이스(미국)였다. 루이스는 100미터와 멀리뛰기 우승을 차지하면서 4년 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4관왕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다관왕이란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던 칼 루이스는 하마터면 100미터 우승을 놓칠 뻔했다. 100미터 결승에서 '인간 탄환'으로 불리던 벤 존슨(캐나다)에 한 발 뒤져 골인했던 것. 벤 존슨은 9.79의 기록으로 100미터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면서 칼 루이스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하지만 벤 존슨은 도핑테스트 결과 근육강화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스타노졸롤(stanozolol)'을 복용한 것이 들통나 사흘만에 짐을 싸야 했다.

특히 이 사건은 동구권 스포츠에서만 이뤄지는 줄 알았던 금지약물 복용이 첫 서방 세계에서도 적발됐다는 점에서 세계 육상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결국 존슨의 금메달은 2위를 차지한 칼 루이스의 목에 걸렸고 세계신기록 역시 무효가 됐다.

이후 존슨은 루이스와 재대결을 추지하는 등 재기를 노렸지만 1993년 또 다시 도핑테스트에 걸려 세계육상계에서 영구제명되고 말았다.

'칼 루이스 천하'를 무너뜨릴 수도 있었던 벤 존슨은 그 뒤 '금지약물 복용'이란 오명을 씻지 못한 채 쓸쓸하게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다.

벤 존슨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우는 흔치 않지만, 금지약물 복용문제로 언론에 이름이 오른 내린 선수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기록 경기인 육상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가장 자주 언론의 머리를 장식했다. 이 외에도 주요 올림픽 종목을 비록해 테니스, 축구 등도 금지약물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선 야구계에도 도핑 강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 배리 본즈 '약물 덫'에 걸려 휘청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금지 약물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는 홈런왕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를 꼽을 수 있다.

본즈의 약물 의혹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한 육상 코치의 제보가 발단이 된 '발코 스캔들' 때문이다. 본즈는 최근 발간된 '그림자 게임'이란 책을 통해 최소 5년간 스테로이드는 물론 성장호르몬, 인슐린 등을 투약한 의혹을 받고 있다.

본즈 본인은 이를 철저히 부인하고 있지만 주위의 여러 정황들이 약물 복용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90년대 후반 거포로 명성을 날린 새미 소사, '빅맥' 마크 맥과이어, 라파엘 팔레이로 등 내로라하는 과거 홈런 타자들은 '약물의혹'을 벗겨내지 못하고 있다.

이 의혹은 타자에서 최근 투수들에게로 옮겨 붙었다. 최근 마이너리그 투수들이 금지약물을 사용한 혐의로 무더기 적발되며 한층 강화된 메이저리그 약물 규정을 실감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수 박명환(두산) 선수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 어깨 통증으로 진통제를 먹은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양성 반응을 보인 노런드로스테론(norandrosterone)은 근육강화제의 일종으로 진통제와는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

진갑용(삼성) 선수도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후 가진 도핑테스트에서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갑용은 "후배를 대신 대표팀에 넣기 위해 일부러 소변에 약을 탔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벌금형을 받아야 했다.

이외에도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당시 연세대 조용준과 이현곤은 도핑테스트를 거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 축구 신동 마라도나도 구설수

아르헨티나의 '축구신동' 마라도나도 금지 약물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마라도나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팀이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꺾고 16강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예선이 끝난 직후 에페드린 양성 반응으로 대회에서 추방됐고 마라도나가 빠진 아르헨티나는 루마니아에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에페드린은 흥분제의 일종으로 감기약과 한약제인 반하, 마황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약물이지만 마라도나는 허용수치를 웃돌았다.

또 러시아의 테니스 선수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도 이 약물로 양성반응을 일으킨 바 있다.

조이뉴스24 강필주기자 letmeou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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