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Special] 한국영화 시리즈 전성시대 부활(하)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80년대 후반 할리우드의 직배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영화는 점차 힘을 잃어간다. 군부독재에 따른 여러 가지 검열 등으로 주제와 소재에 재한을 받았던 충무로는 비디오시장을 염두에 둔 성인영화 시리즈물의 범람 등으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는다.

이때 한국영화의 구원자처럼 등장한 영화가 바로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다. 1990년 대규모 신인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박상민, 신현준, 김승우 등 신인배우들과 함께 일제시대 종로를 풍미했던 건달 김두환의 젊은 날을 그린 <장군의 아들>은 당시 75만명의 흥행을 기록하며 한국영화사에 일대 획을 긋는다.

<장군의 아들>은 이후 2편과 3편으로 이어졌고 이 시리즈는 개별적인 독립성을 가졌음과 동시에 3편의 시리즈가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성을 지녔다. 주인공 김두환을 맡은 박상민이 내리 3편의 주인공을 맡았고 임권택 감독 역시 3편을 홀로 책임졌다. 이전의 한국영화 시리즈들이 속편을 거듭하면서 주연배우가 달라지고 감독이 교체되던 것과는 달랐다.

<장군의 아들> 성공 이후 90년대 한국영화의 시리즈 영화를 거론할 때 빠질 수 없는 작품이 안성기, 박중훈 콤비가 선후배 형사로 호흡을 맞춘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다. 1993년 12월 개봉한 <투캅스>는 문민정부와 맞물려 부패경찰의 모습을 코믹하게 꼬집으며 전국 90만의 흥행을 기록 <장군의 아들>이 가지고 있던 당시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투캅스> 시리즈는 이후 박중훈, 김보성 콤비의 2편과 김보성, 권민중 주연의 3편까지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강우석 감독이 1편과 2편의 메가폰을 잡고 김상진 감독이 3편의 메가폰을 잡았다. 주연 배우 등의 교체로 시리즈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의 모습과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소재로 영화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투캅스> 시리즈는 90년대 <장군의 아들>과 더불어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시리즈 영화로 기록되며 98년 <쉬리>가 <타이타닉>을 제치고 역대한국영화 흥행 1위로 올라서며 한국영화의 신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조폭 코미디 시리즈

2001년 추석, 이 한편의 영화로 추석 극장가가 정리된다. 신은경 주연의 <조폭 마누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폭력조직 가위파의 보스 차은진(신은경 분)은 어린 시절 잃었던 언니(이응경 분)을 만나지만 언니는 암에 걸려 투병중이다. 하나 밖에 없는 언니의 부탁으로 본의 아니게 동사무소 직원 강수일(박상면 분)과 결혼을 하게 된 차은진. 하지만 그의 생활과 습관은 여전히 조직폭력배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자가 조직 폭력배의 보스이고 평범한 남자를 만나 좌충우돌 벌이는 코미디를 담은 <조폭 마누라>는 개봉 당시 조폭영화라는 비난과 저질 시비에 시달렸지만 개봉 5일 만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결국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 역대 흥행 톱 5위 안에 들었다.

이 영화는 95만 달러에 할리우드로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으며 홍콩과 동남아 개봉 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90년대 <장군의 아들>과 <투캅스> 외에 별다른 시리즈 작품이 없었던 한국영화계는 <조폭 마누라>를 통해 21세기 시리즈 영화의 또 다른 전성시대를 예고하게 됐다. 결국 <조폭 마누라>의 성공은 조폭을 소재로 한 일련의 코미디 시리즈 영화들이 기획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폭 마누라> 또한 지난 해 12월 개봉한 <조폭 마누라 3>로 이어지며 시리즈 영화로서 일가를 이뤘다.

2001년 12월 개봉한 <두사부일체> 역시 <조폭 마누라>와 함께 조폭코미디 시리즈영화의 충무로 안착에 큰 기여를 한 작품이다. 폭력조직의 2인자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고등학교에 진학 후 조폭세계보다 더 추잡한 사학비리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으로 개봉 후 전국 3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해 설 연휴에 개봉한 2편 <투사부일체>는 전편보다 작품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편보다 두 배에 가까운 전국 610만의 흥행을 기록해 조폭코미디 시리즈의 명성을 재확인 했다. 최근 3편인 <상사부일체>의 제작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2001년 <조폭 마누라>와 <두사부일체> 이후 조폭코미디 시리즈영화의 기세를 잡은 작품은 호남 조폭 가문의 외동딸이 잘나가는 CEO와 결혼하기 위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가문의 영광> 시리즈다. 2002년 추석 개봉한 <가문의 영광>은 정준호와 김정은 두 주연배우와 사극에서 왕의 이미지가 강했던 유동근을 앞세운 코미디로 2002년 전반기 최대 흥행작인 <집으로…>의 405만 명의 기록을 넘어 505만의 흥행 기록을 달성하며 2002년 한국영화계의 최후 승자로 남게 됐다.

<가문의 영광>은 2004년 추석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 2>로 신현준, 김수미로 1편과 다른 주인공들을 기용해 다시 한번 흥행신화를 썼다. 그리고 지난해 추석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 3>로 이어지며 충무로 조폭코미디 영화시리즈의 한 축을 이뤘다. <가문의 영광>은 최근 <가문의 족보>를 통해 시리즈의 프롤로그를 만든다는 계획을 알려왔다.

이 밖에 <달마야 놀자>와 <달마야 서울 가자>가 시리즈 영화로서 만들어졌으며 강철중이란 캐릭터만 차용해 속편을 만든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시리즈. 그리고 전편의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최근 속편이 만들어진 <마파도> 역시 2000년대 한국영화계에서 언급될 만한 시리즈물이다.

덧붙여 1998년부터 만들어지고 있는 <여고괴담>시리즈 또한 한국영화사에서 의미 있는 시리즈물로 기록될만하다. 입시에 짓눌린 여고생들의 심리와 교육현실에 대한 암묵적인 비판을 담고 있는 <여고괴담> 시리즈는 매번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제목과 여고라는 공간 외에는 차별화된 영화로 시리즈를 이어갔다. <여고괴담>은 현재 4편까지 시리즈로 나온 상태다.

완성도 높은 시리즈 영화의 탄생을 위해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한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는 "향후 <여고괴담> 시리즈를 10편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리즈 영화는 일종의 브랜드처럼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기획 측면에서도 여타 영화보다 수월하다.

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좋은 시리즈물이 정착될 경우 충무로가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할리우드가 속편이나 시리즈 영화를 통해 얻는 시너지 효과를 볼 때 한국영화계도 프랜차이즈처럼 확실한 시리즈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영화계 인사들이 많다.

<조폭 마누라>를 통해 할리우드에 국내영화 최초로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한 현진씨네마의 이순열 대표는 "시리즈 영화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했다. 더불어"시리즈 영화는 한 편으로 끝나는 영화보다 파생되는 여러 가지 부가가치가 많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처럼 완성도 있는 시리즈물을 만들기에 척박한 환경임을 영화계 제작자들이 더 잘 파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완성도 있는 시리즈를 위해서는 그만큼 유장한 시나리오 개발과 영화계 전체 규모의 산업화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충무로의 능력을 벗어나 한 나라의 전체적인 문화적 역량과도 뗄 수 없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Special] 한국영화 시리즈 전성시대 부활(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