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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악플 상처, 면도날로 도려내듯 아파"


"가슴을 면도날로 도려내는 것처럼 아픕니다."

탤런트 홍석천이 인터넷 악플로 인해 받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이처럼 표현했다.

홍석천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바른 인터넷 문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인터넷 명예훼손 대책은 없나?'에 토론자로 참석,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아마도 일반인 여러분들은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일 것"이라며 "마치 가슴을 면도날로 도려내는 것 같았다"고 피해 당사자로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인터넷에서 마녀재판을 받아야 했던 그는 인터넷 악플로 인한 당시 정신적 충격과 동병상련의 동료 연예인들의 사정을 시종일관 솔직한 어조로 이어갔다.

"PC만 켜면 열리는 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 자신의 판단과 가치기준을 제시하고 게재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일이죠. 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악감정을 갖고 그것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말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악플에 대한 좀 더 철저한 제도적 대응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연예계의 젊은 연예인들의 자살에 대해서도 인터넷 악플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후배 유니와 (정)다빈이가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데에는 모두 악플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수 십 번 죽었죠. 어떻게 하면 한강에 멋지게 죽을 수 있을까, 약을 먹을까, 20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해보았습니다. 지금 저는 소수자를 대변하는 인권 운동하는 사람이 됐지만 지금도 제가 뭘하기만 하면 수 천개의 댓글이 붙습니다."

홍석천은 인터넷 악플이 초등학생 등 저연령층의 문제만이 아니라며 자신에게 달린 악플을 상세히 예로 들며 성인의 80%∼90%가 이 같은 저급한 손가락 장난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석천은 또 연예인 선후배인 이승연과 이의정의 예를 들면서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이 사실인양 인터넷에서 버젓이 기사화 되고 악플이 확대 재생산되는지에 대해 성토했다. 또한 출세와 성공만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의 교육풍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나라는 정말 인성 교육이 잘못된 것 같아요. 나와 다른 사람에게도 예의를 갖추고 관심을 가지라는 교육이 안 돼요. 성교육, 남녀평등, 토론 교육도 안 되기는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무조건 공부, 성공, 좋은 직업만을 강조합니다. 저는 그냥 연예인으로 살랍니다. 면전에서는 못하다가 뒤통수에 대고는 정말 잘합니다. 같이 얘기하다가도 화장실가면 바보 같은 짓이이예요. 인터넷도 마찬가지죠."

홍석천은 "오늘 이런 자리가 작은 씨앗이 되어서 연예인들의 인격권이 침해되거나 명예훼손으로 피해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정말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장치들이 마련되어서 악플이 근절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근우 한국지적재산권법제연구원, 이지호 포털피해자모임 변호사 이종욱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신고상담 실장, 민홍석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강경완 싸이월드 고객서비스 팀장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로를 벌였다.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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