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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입맛에 딱 맞는 우리영화 DVD가 좋다(상)


영화는 영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함의 연속이다. 스크린을 계속해서 응시하게 만드는 힘, 그리고 그 허구의 이야기 속에 마음껏 젖어들게 하는 것은 영화가 가진 미덕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DVD는 반영구적으로 영화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더불어 극장에서는 보지 못한 혹은 경험하지 못한 보너스를 제공한다면 소장의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괴물>은 DVD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자랑한다. ‘과연 괴물답다’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정교하고 풍성한 만듦새가 돋보이는 타이틀이다. 물론 <괴물>이 최고의 사양을 갖춘 DVD로 태어나기까지는 1천300만 관객 동원의 힘이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비단 블록버스터급 작품이 아니더라도 기획력 돋보이는 부가영상을 갖춘 DVD 타이틀이 개성을 뽐내고 있다. 침체된 DVD 시장에서 참신한 발상과 기획력으로 오롯이 빛을 발하는 타이틀들을 살펴봤다.

어떤 코멘터리를 좋아하세요?

올 초 DVD 타이틀계의 포문을 화려하게 연 <괴물>은 세가지 버전의 음성 해설을 수록했다. 배우들과 감독이 함께 한 코멘터리와 봉준호 감독의 단독 코멘터리, 영화 스태프 코멘터리 등 세가지의 음성 해설이 듣는 재미를 더한다. 평소 SF 영화나 액션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던 이라면 ‘봉테일’ 봉준호 감독의 단독 코멘터리가 입맛에 딱 맞을 듯 하다. 일체의 잡담을 배제하고 영화에 사용된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 등이 봉준호 감독의 꼼꼼한 해설과 함께 수록돼 감독 지망생들에게는 학습용으로 그만이다.

로맨틱 코미디류나 코미디 장르의 DVD에서 배우들의 왁자지껄한 코멘터리를 선호하는 이용자라면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 코멘터리가 적당하다. 봉준호 감독의 입담도 입담이거니와 주연배우들의 수다스러운 영화 뒷이야기도 즐거움을 더한다. 한국영화 코멘터리 중에서 최고의 입담꾼은 바로 장진 감독이다. 영화 <아는 여자>와 <박수칠 때 떠나라>, 또 지난 2월 출시된 <거룩한 계보>에서 장진 감독의 초절정 입담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차승원, 신하균과 함께 <박수칠 때 떠나라> DVD는 가히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한다. 평소 과묵하기로 유명한 신하균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 가운데, 유쾌한 유머감각을 자랑하는 차승원과 입담꾼 장진 감독의 친절하고 코믹한 음성해설이 주를 이룬다.

또 <가족의 탄생>도 주연배우들의 수다가 정겨움을 더하는 타이틀이다. 흥행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영화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은 만큼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애정은 코멘터리 곳곳에 묻어난다. 정준호, 정웅인, 김상중, 정운택이 함께 한 <투사부일체> 코멘터리는 폭로전에 가깝다.

영화에 충실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코멘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마뱀>의 음성해설이 적당할 듯 싶다. 지금은 결별한 조승우와 강혜정이 연인으로 출연한 <도마뱀>의 음성해설은 영화의 제작과정에 충실하면서도 두 배우의 과묵함이 묻어난다. 박찬욱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도 DVD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부록 중 하나다. 특히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 단편 <여섯개의 시선> 등에서 박찬욱 감독 특유의 달변과 깊이있으면서도 차분한 해설을 들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말죽거리 잔혹사>의 유하 감독 음성해설과 임권택 감독 콜렉션의 임권택 감독과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음성해설은 연륜과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고 있어 인상적이다.

DVD에 생기를 불어넣는 이색 기획>

지난 2월 출시된 <그해 여름> DVD는 영화의 내용에 걸맞게 이색 서플먼트를 기획, 수록했다. 바로 <그해 여름>의 촬영지를 다시 한번 찾는 부가영상을 수록한 것. 조근식 감독과 <여고괴담 2><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이 함께 한 여행영상은 ‘그해 겨울’이라는 제목의 서플먼트로 수록됐다.

여름의 풍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겨울 여행지는 수려한 영화 속 장면들을 다시 한번 연상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로맨틱한 영화의 정취에 젖어들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광과 조근식, 김태용 감독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입담도 감상의 흥미를 더해준다. 한류톱스타 이병헌이 최초로 음성해설에 참여하기도 한 <그해 여름> 타이틀은 영화에 잘 어울리는 기획력이 돋보이는 DVD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을 듯 하다.

역시 DVD 마니아로 잘 알려진 박찬욱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로 극장 관객과 함께 한 오디오 코멘터리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공개 오디오 코멘터리 녹음시사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담고 싶어 이번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DVD에 원본 그대로 수록될지는 미지수지만 감독과 관객들의 의견을 현장감을 살려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 볼만한 타이틀이다.

이처럼 한국영화 DVD는 국내에서 제작한다는 점에서 독창성과 기획력을 살린 구성이 가능하다. 외국영화 타이틀과는 달리 영화에 알맞는 구성으로 DVD를 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영화 타이틀이 갖는 장점이 아닐까 한다.

한국영화 DVD의 모범이 되는 타이틀로는 단연 <괴물>을 들 수 있다. 영화 개봉 전부터 DVD에 모든 것을 수록하겠노라고 호언한 봉준호 감독답게 알찬 부가영상으로 가득하다. 기존 한국영화 DVD에서는 볼 수 없는 <괴물>만의 부가영상은 ‘케빈 레퍼티의 한국 생활기’를 비롯, 괴물에 관한 다양한 뒷이야기들이다. 영화 편집상에서 잘려나간 ‘싯가’ 2~3억원 상당의 괴물 미공개 컷을 수록한 ‘괴물 갤러리’는 한국영화사에서는 유례가 없던 괴수영화이기에 가능한 부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괴물이 나오는 영상을 모아 ‘왜 괴물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왜 뼈를 뱉어 놓는지’ 등의 상세한 해설을 곁들인 ‘왜 그랬을까’는 호응이 높은 부록이다.

봉준호 감독은 “요즘 DVD 타이틀을 보면 서플이 천편일률적이고 백화점식으로 양만 많은 것 같다”며 “이런 구성은 지양하고 재미있는 컨셉트들을 DVD에 수록할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살인의 추억> 때도 촬영 때부터 DVD를 위한 자료 전담 스태프를 두었을만큼 DVD에 대한 애정이 큰 봉감독은 양과 질 면에서 최고의 DVD를 선보였다.

한편 제작비 1억원을 투입, 4만3천 관객을 모으며 한국 독립 영화 최고 관객수를 경신한 <후회하지 않아>는 이색적으로 두명의 영화팬이 참여했다. 국내 최초 시도된 ‘팬과의 오디오 코멘터리’에는 남녀 각각 1명이 선정됐으며 이중 여성관객의 경우, 영화를 무려 50번이나 본 열혈 관객이다. 다른 참가자는 동성애자 인권 단체 ‘친구사이’의 회원으로 퀴어멜로 <후회하지 않아>가 가지는 의미와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전한다.

일명 ‘후회폐인’을 자처하는 영화팬들과 함께 한 코멘터리 외에도 <후회하지 않아> DVD의 독특한 서플먼트는 팬들과 함께 한 오디오 코멘터리 외에 영화팬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 외전을 수록해 더욱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팬들이 직접 배우를 캐스팅하고 촬영한 두편의 단편영화는 DVD 출시사 팬텀측에서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 완성됐다. 극중 캐릭터의 이름인 ‘수민’과 ‘재민’의 이름을 따 팬들이 제작한 외전 속 주인공의 이름은 ‘수만이와 재만이’라고. 영화의 깜짝 흥행을 이끈 주역인 영화의 열혈팬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DVD라 할 수 있다. 약 1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후회하지 않아>의 DVD 출시사측은 “제작비 대비 최고의 사양을 갖춘 타이틀로 선보인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dv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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