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기의 축구파노라마 55]GK 퇴장 1호 호랑이 현대 최인영


1984년 슈퍼리그 대우-현대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던 7월1일 부산 구덕운동장. 자동차 라이벌인 양 팀은 두달전 청주에서의 첫 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긴적이 있어 이날 경기는 시종 박진감 넘치는 공방전을 펼치고 있었다.

양 팀 선수들의 치열한 몸싸움으로 전반 15분 현대의 허정무가 경고를 받고 대우의 장외룡이 퇴장 당했다.대우는 선수 한명이 적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반 29분 이태호의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이 끝나갈 무렵 볼을 손에 넣은 현대의 GK 최인영이 1명이 더 많은 유리한 상황을 이용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공격진에게 볼을 연결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앞을 향해 뛰어나가는 순간 마침 앞에 있던 대우의 공격수 이천흥이 최인영을 붙잡고 늘어졌다.

이 바람에 볼을 떨어뜨린 최인영은 선제골을 내줘 가뜩이나 심기가 편치 않았던 터라 이천흥을 향해 발을 높이 치켜 들었다. 아이쿠 이래서는 안 되지 싶었던 최인영은 얼른 발을 거두었지만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지켜 본 나윤식 주심이 달려와 레드카드를 뽑아 들었다.

결국 최인영은 대우의 장외룡을 퇴장시킨 주심이 공평(?)을 기하기 위해 무리하게 퇴장을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품은 채 그라운드 밖으로 나와야 했다.

참았어야 했는데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분기를 누를 수 없었다고 그 때를 회상한 최인영은 동료들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할 때면 잘 말리는 편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몰랐다고 후회했다.

현대는 퇴장당한 최인영 대신 미드필더 추종호에게 잠시 골문을 맡겼다가 곧바로 후보 GK김황호를 투입했다. 결국 경기는 현대의 1-0 패배로 끝났고 최인영은 프로축구 GK 퇴장 1호라는 불명예를 낙인처럼 남겨야 했다.

최인영은 2게임 출전 정지라는 공식적인 징계와 함께 구단으로부터 3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축구 경기에서 GK의 퇴장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3년이 지난 1987년 8월15일 럭키금성 김현태가 유공전에서 퇴장 2호를 기록했다.

김덕기(축구전문대기자 saong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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