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special]현대판 '천일야화', TV 시리즈 DVD (상)


DVD 마니아의 시작과 끝!

어렸을 적 누구나 읽어봤을 ‘신밧드의 모험’이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 낯설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중동의 설화와 전설을 담은 이야기책 ‘천일야화’에서 비롯됐다. ‘천일야화’ 그보다는 ‘아라비안나이트’로 불리는 이야기책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유년시절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환상적인 동화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야기가 바로 ‘아라비안나이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아랍의 왕을 매혹시킨 긴 이야기처럼 현대인들을 TV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TV시리즈물의 매력을 살펴보자.

중세시절 인도와 중국까지 통치한 페르시아 사산왕조의 샤푸리 야르왕은 늙은 대신의 딸인 세헤라자데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천일동안 그의 목숨을 살려주다 사랑에 빠진다. 전에는 하룻밤에 한 명씩 처자를 죽이던 왕이었다.

‘아라비안나이트’와 시리즈 DVD

이렇듯 ‘아라비안나이트’의 탄생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심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왕은 세헤라자데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그의 목숨을 살렸다. 그가 죽으면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 DVD 시리즈와 아라비안나이트의 탄생 배경과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드라마 DVD의 첫 편을 보게 되면 십중팔구는 끝까지 봐야 직성이 풀린다. 계속되는 이야기에 궁금증을 참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리즈물 DVD를 DVD 마니아 생활의 시작과 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람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힘을 가장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매체가 바로 TV 시리즈인 까닭이다. 결국 드라마 DVD 시리즈에 빠지게 되면 샤푸리 야르왕처럼 평소의 자신을 잊게 되고 계속 다음 편을 원하게 된다. 그것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우리 안의 본능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 본능은 현대사회에 이르러 텔레비전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TV 시리즈, DVD를 만나 작품으로 남다

애초 텔레비전의 발명 초기에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텔레비전 영화는 엄격히 구분되었다. 스튜디오에서 생방송되는 것을 텔레비전 드라마라고 했다. 즉 녹화기술이 전무했던 방송 초기에는 스튜디오 안에서 배우들이 실제 연기하는 것을 바로 방송하는 것이 텔레비전 드라마였던 것이다.

텔레비전보다 앞서 발명된 영화는 편집과정을 거쳐 방영됐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런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드라마 역시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생방송되는 드라마는 사라졌고 텔레비전 영화와 드라마는 영역이 겹치게 됐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20세기 이후 영화와 라디오 예술에 이어서 가장 나중에 등장했다. 즉 텔레비전이 발명되기 전에 무대극과 영화 라디오 등의 요소가 모두 합쳐져서 만들어진 새로운 장르다. 이 장르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잉태했다. 애초 TV 수상기 앞에서 방영시간에 맞춰야지만 볼 수 있었던 텔레비전 드라마는 콘텐츠를 담을 수 있고 재생할 수 있는 기록 매체가 등장함에 따라 점차 사회 전반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간다.

특히 DVD의 탄생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개인이 반복해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면서 텔레비전 드라마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전에도 비디오테이프 형식으로 텔레비전 드라마가 출시되었지만 물리적인 수량이 많았다. 비디오테이프라는 매체 자체의 한계였다.

하지만 DVD는 디스크 하나에 60분 드라마를 서너 편 이상 담아 휴대와 보관을 용이하게 했다. 덕분에 텔레비전 드라마는 DVD의 친근한 콘텐츠가 됐다. 영화와 달리 수 십 회로 이뤄진 텔레비전 드라마는 텔레비전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DVD로 부활해 하나의 상품이자 작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 안방극장 속 미국 TV 시리즈

최근 우리 사회에는 ‘미드족(族)’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미국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20세기 이후 전세계 방송과 영화를 장악한 미국은 명실 공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천국이자 세계 최강국이다. 이미 1950년대 이후부터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는 세계 극장가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뒤를 잇는 것이 바로 미국 TV 시리즈이다. 영화를 만드는 할리우드의 노하우가 미국의 방송계에도 전해지면서 미국의 영화계와 방송계는 서로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사실 미국 TV 시리즈는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몇 십 년 전부터 방영되었기 때문이다. <형사 콜롬보>와 <600만 불의 사나이><소머즈> 등은 외화시리즈라는 이름으로 70년대부터 방영되었다. 이후 80년대에는 <맥가이버><전격Z작전><제5전선><에어울프> 그리고 전설적인 에 이르기까지 가히 미국 TV 시리즈의 전성시대였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국내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이들 외화 시리즈가 인기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한국의 드라마 제작수준도 향상되고 미니시리즈란 이름으로 다양한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에 선보이면서 외화의 인기는 80년대 보다 떨어졌다. 이후 미국 TV 시리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서서히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그러나 미국 시리즈는 세계화에 따른 영어열풍, 인터넷의 발전 그리고 DVD의 출현, 케이블 방송의 시작과 더불어 다시 그 위력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조이뉴스24 /김용운기자 woo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special]현대판 '천일야화', TV 시리즈 DVD (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