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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부산국제영화제를 빛낸 개·폐막작을 DVD로


상업영화에서 거장의 작품까지

올해로 12번째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발굴과 지원’이라는 의미 지닌 ‘BEYOND FRAME’을 새 슬로건으로 10월 4일부터 대항해를 시작한다.

총 64개국 영화 275편이 초청된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으로 중국 영화 <집결호>를, 폐막작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를 선정했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는 12년 동안 화제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개·폐막작으로 선정해왔다. 개막을 앞두고 그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냈던 개·폐막작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보기의 색다른 재미가 될 듯 하다.

2006년을 빛냈던 개막작 <가을로>

영화 <가을로>에서 현우는 민주를 떠나 보낸지 10년이 지난 후 한 권의 다이어리를 배달 받는다.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이라고 쓰여있는 찢어지고 더럽혀진 노트. 그 안에는 민주가 현우를 위해 남긴 여행 일기가 담겨있다.

민주가 남긴 다이어리를 따라 걷는 그 길, 10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이제서야 혼자 그 길에 오른 현우의 죄책감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 가는 곳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하늘과 바람, 나무와 풀이 현우를 맞이한다.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김대승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가을로>는 한국의 가을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 호평 받았다. “영화 <가을로>의 주인공은 4명이다. 배우 3명과 바로 자연”이라는 김대승 감독의 말처럼 <가을로>의 여정과 그곳에서 만나는 자연은 단순한 여행이나 풍경이 아닌 상처와 치유, 희망에 관한 영화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중요한 모티브로 쓰이고 있다.

사전 헌팅 기간만 약 3개월, 한 번 가본 곳이라도 계절과 날씨, 시간과 구름에 따라 매일, 매시간 변화하는 미세한 자연의 느낌을 포착하기 위해 같은 곳을 3~4번씩 재차 방문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친 <가을로>는 대한민국 국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꼽히는 7번 국도를 따라 대한민국 곳곳의 절경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순간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잡아내고 있다. <가을로>가 선사하는 영상미학을 통해 우리 곁에 있지만 미처 몰랐던 한국의 가을에 흠뻑 빠질 수 있다.

2005년을 빛냈던 개·폐막작 <쓰리 타임즈><나의 결혼 원정기>

200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쓰리 타임즈>는 세 가지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다. 서기와 장첸이 주연을 맡았으며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이 메가폰을 잡았다.

건조한 일상 속에 숨겨진 미묘하고 복잡한 정서를 포착하는데 있어 누구보다도 탁월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쓰리 타임즈>에서 1911년과 1966년, 2005년의 세 가지 시대를 살아가는 세 연인의 인생을 소재로 택한다. ‘최호적시광:最好適時光’이라는 원제처럼 <쓰리 타임즈>는 사랑을 하면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에드워드 양, 챠이밍량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는 대만 감독 허우 샤우시엔은 스타일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로 관객에게 늘 새로운 영화를 선보여 왔다. 이 영화는 <동년왕사><해상화><밀레니엄 맘보> 등 그의 다채로운 연출 스펙트럼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그가 시도해왔던 스타일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순박한 시골 노총각들의 결혼원정을 그린 <나의 결혼원정기>는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노총각 우즈벡 가다>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이 다큐멘터리를 영화화하기로 한 황병국 감독은 혼기를 넘기고도 장가를 못간 시골 노총각들의 결혼원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풀어내고자 했다.

희화화된 캐릭터와 과장된 상황에서 오는 웃음이 아닌 인물들의 순박함과 애환에서 유발되는 따뜻한 웃음, 어리숙하지만 풋풋한 노총각들의 절실함에서 나오는 애틋한 감동을 담아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아직까지 축구로만 알려진, 낯설고 생소한 미지의 나라다. 하지만 영화 속 노총각들에게는 이 땅 어딘가 내 배필이 있을 것만 같은 기대에 가슴 떨리는 ‘사랑이 꽃피는 나라’. 실제 우즈베키스탄 맞선여행에 참관하며 시나리오를 집필한 감독은 2년여 동안 수차례 우즈베키스탄을 넘나들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공간을 발견해내는 데 주력했다. 푸른 돔의 이슬람 사원과 실크로드 시대를 그대로 간직한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우즈베키스탄의 다양하고 이국적인 문화가 화면 가득 펼쳐진다.

이 영화는 제 1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될 당시, 역대 개·폐막작에 비해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0주년인 만큼 모든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와 감흥이 있는 영화를 선정했다”고 영화제 측은 선정 사유를 밝히기도 했다.

2007년도를 빛낼 개·폐막작 <집결호><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

<집결호>는 중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전쟁영화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감독 중 한 사람인 펑 샤오강은 <집결호>를 통해 중국 상업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1948년 겨울, 회해전투. 역사상 전례가 없던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이 10만의 주력군을 이끌고 회해(옛날 서주지방)와 방부(안후이성의 도시)에서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인다. 해방군 9연대와 구이찌디 중대장 그리고 그가 이끄는 46명의 살아남은 전사들은 문하(산동성에 있는 강)에서 적의 진격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맡는다.

후퇴해야되는 상황에서도 구이찌디와 그의 대원들이 끝까지 진지를 지키는 이유는 연대장이 ‘집결호’(퇴각 호령)를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인접 부대원들은 모두 퇴각한 상황에서 구이찌디는 자신의 실수로 수십 명의 전사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자신이 집결호를 듣지 못한 실수를 범했을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를 의심한다.

결국 혼자 살아남은 구이찌디는 전사한 46명의 동료들이 신분이 확인되지 않아 실종자 처리가 되었음을 알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머나 먼 길에 오른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이 참여한 전쟁 장면은 보다 진일보한 특수효과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영화의 전반적인 기술적 수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바래지 않는 인간의 가치를 찾아가는 <집결호>는 단순한 전쟁영화라기보다는 휴먼드라마가 가미된 감동적인 작품이다.

펑샤오강 감독은 “지금까지 내가 본 전쟁 영화 중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이 영화로 인해 전쟁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변화된 것 같다. 과거의 전쟁 영화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결호>의 스타일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근접하다 할 수 있는데, 특히 사실을 영화화 했다는 점이다. 전쟁 영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바로 내가 <집결호>에 바라는 것이다.”라고 이번 영화에 기대하고 있는 점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는 1995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열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새로운 극장판으로, 최신 디지털아트 3D CG로 완성되었다. 당시의 인기를 바탕으로 1997년 개봉된 극장판 애니메이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는 했지만, 모호한 결말 때문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7년, 안노 히데아키는 신극장판 4부작을 기획하기에 이르렀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는 바로 그 첫 번째 작품이다.

‘세컨드 임팩트’의 충격으로 인류의 절반이 사망하는 참극을 겪은 뒤, 국제연합군과 사도(Angel)의 전투에 휩쓸리게 된 열네 살 소년 신지는 특무기관(Paramilitary Organization) 네르프(NERV)에서 사령관인 아버지 겐도를 만나게 된다. 겐도의 권유에 따라 극비리에 개발 중인 인형병기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 된 신지는 적 사도에 맞서 인류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나선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는 2007년 9월 1일 일본 국내 개봉에 이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조이뉴스24 /이지영기자 jy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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