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 결산- 길거리 응원 2,000만명 대박


[사진=메이저 대회마다 똑같은 형태로 응원을 하는 스위스 팬]

스위스와 오스트리아가 공동개최한 유로 2008은 풍성한 기록, 스타 플레이어들의 환호와 눈물, 명장들의 지략 대결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렸다.

그리고 경기력 못지않게 스위스, 오스트리아로 몰려든 유럽 전역의 축구팬들이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며 대회를 빛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로판 '길거리 응원'. 길거리 응원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우리 국민들이 일심동체가 돼 대표 선수들이 4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번 유로 2008에서는 그 길거리 응원이 제대로 벤치마킹 돼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달궜다.

[사진=유로 2008 길거리 응원을 이끈 팬존]

대표적인 것이 바로 '팬존'이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8개 개최도시에 모두 설치된 팬존에는 25일간 누적 인원 2천만 명의 팬들이 모여 뜨겁게 응원전을 펼쳤다.

팬들은 자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거나 국적과는 상관 없이 좋아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해도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친구나 가족끼리 펍 또는 조그만 광장에 모여 소규모 응원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길거리 응원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계속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중이다.

유로 2008 팬존 응원 때는 맥주 파티, 락 그룹의 공연 등이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띄웠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즐거운 파티 분위기를 이어갔다.

[사진=네덜란드 선수 23명의 인형이 붙은 모자를 쓴 팬]

여러 국가의 팬 중 가장 극성스러운 길기리 응원을 펼친 것은 바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팬들이었다. 그들이 조별 리그를 치른 스위스의 베른은 아예 오렌지 물결로 넘실거렸다.

베른 시의 상징적 조형물인 '해머링 맨(Hammering Man)'은 원래 검정색이다. 그런데 네덜란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오렌지색 천을 휘감아 컬러를 바꿔버렸다. 또한 레스토랑, 술집, 기차역, 호텔, 패스트푸드점, 공원, 강가, 유흥가 등 베른 시의 모든 곳을 점령하면서 '리틀 네덜란드'를 만들어버렸다.

[사진=베른의 상징적 건축물인 해머링 맨(오른쪽). 검정색에 뒤에 모터가 달려 있어 항상 팔이 움직인다. 그런데 네덜란드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항상 오렌지색 천으로 휘감아 분위기를 띄웠다(왼쪽).]

스페인 팬들은 항상 시끄럽게 "에ㅡ스ㅡ파ㅡ냐"를 외쳐댔고, 독일 팬들은 언제나 국기를 휘감고 국가를 부르며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또한 러시아 팬들은 대국의 자존심을 축구로 승화시키려는 듯 강한 민족주의 성향을 나타내기도 했다. 러시아 팬들은 스웨덴전 국민 의례 때 표트르 대제의 대형 초상화를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사진=표트르 대제의 대형초상화로 응원하는 러시아 팬]

팬들의 패션쇼는 또다른 볼거리였다. 각국 팬들은 가장 무도회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다양한 패션을 연출하면서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유로 2008을 취재한 카메라 맨들은 재미있는 장면이 너무 많아 어느 것을 찍어야 할 지 즐거운 비명까지 질러댔다.

[사진=결승전 시상식을 취재 중인 사진 기자들사진]

[사진=다양한 차림의 포르투갈 팬들]

이런 엄청난 관심에 힘입어 대회 기간 31경기의 입장권은 모두 동이 났고, 결승전 당일 1등석 암표는 7000유로까지 치솟았다.

유로 2008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각국 팬들의 응원전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을 기점으로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사진=취리히 레치그룬트 경기장 하늘에 뜬 무지개]
조이뉴스24 빈(오스트리아)=장원구 전문기자 playmake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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