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날씨도 부쩍 추워졌지만 DVD업계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처럼 '공황' 상태에 처해있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20세기폭스, 브에나비스타에 이어 최근 소니픽처스, 워너브라더스 등 내로라하는 해외 직배사들이 한국 DVD 시장에서 두 손을 들고 직접 사업을 포기하고 잇따라 철수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직배사들처럼 접고 떠날 곳이 없을 뿐이지 불법 복제 동영상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힘겹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극장 영화나 불법 동영상, 비디오테이프로 느낄 수 없는 DVD만의 쾌감과 매력은 마니아들에게 DVD를 모으는 재미와 긍지를 안겨준다. 어느 새 파란만장한 DVD 시장의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올해를 빛낸 베스트 DVD는 과연 어떤 게 있을까. 2008년 최고의 DVD를 찾아 함께 행복한 여행을 떠나보자.
나이는 숫자일 뿐! 노익장 과시 영화 DVD들 잇따라

올해 나온 DVD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영화 테마로 '올드보이들의 귀환'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해 말 DVD로 발매된 <다이하드 4.0><록키 발보아>에 이어 올해에도 해리슨 포드의 노익장이 눈부신 <인디아나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과 실베스타 스탤론의 <람보 4 : 라스트 블러드 무삭제판> 등이 인기를 얻었다.
이들 DVD에는 옛 시리즈 영화의 추억과 새로 제작된 영화 제작에 관한 뒷얘기가 가득해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대부> 시리즈의 진한 향수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마피아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도 영국에서 직수입된 검은색 스틸북 케이스 한정판으로 발매됐다. DVD에는 극장판과 함께 또다른 엔딩 장면이 포함돼 18분이 더 긴 확장판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DVD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화려한 영상미에 입체감과 박력이 넘치는 사운드는 DVD 본연의 맛을 유감없이 살려내기 때문이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10,000 BC>는 그의 전작 <투모로우><인디펜던스 데이>처럼 엄청난 스케일로 선사 시대의 야성이 생생한 액션과 숨 쉴 틈 없는 액션을 선사한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실사영화를 뺨치는 애니메이션 액션 대작 <베어울프>도 감독판 DVD로 발매돼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DVD에는 이 신비롭고 강렬한 영화의 자세한 제작과정이 수록됐다. 미래의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극장판과 또다른 엔딩판의 2가지 영화가 수록된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는 바이러스에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고 생존한 주인공이 벌이는 인류 복원 모험담이다. DVD에서는 본편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한 색다른 볼거리를 꽤 흥미롭다.
꿈을 영상으로 실현한 최고의 DVD

올해 나온 블록버스터 DVD들 중에서 최고의 DVD를 꼽으라고 한다면 십중팔구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를 추천할 것이다. 모든 소년들의 로망이라고 하는 실사 로봇영화로서 오토봇 군단과 디셉티콘 군단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DVD에는 감독의 음성해설을 비롯해 1980년 만화영화로 탄생해 영화로 제작하기까지의 전 과정, 특수효과 해설 등 영화에 버금갈 만큼 재밌는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트랜스포머>에 도전장을 던진 DVD는 <아이언 맨>과 <인크레더블 헐크>, <스피드 레이서>다. 마블엔터테인먼트가 잇따라 제작과 배급을 맡은 <아이언 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는 마블 코믹스의 만화를 실사 영화로 제작한 것. <스피드 레이서>도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 감독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제작한 것으로 그들 특유의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이 화면을 압도한다.
국내 영화 DVD도 풍성

스파이 영화의 새로운 계보를 세운 본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본 얼티메이텀>도 올해 DVD 시장을 빛낸 수작이다. 이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양조위와 탕웨이가 열연해 비극적인 사랑과 욕망을 그린 <색, 계>도 무삭제판의 매력과 인기가 DVD로 발매되면서 더 뜨거워졌다.
음악영화로는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와 <어거스트 러쉬>가 널리 사랑을 받았다. <스위니 토드...>는 팀 버튼과 조니 텝의 화려한 콤비로 동명 뮤지컬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멋지게 재창조했다. <어거스트 러쉬>는 클래식과 팝의 멋진 앙상블이 부모를 찾는 아이 이야기와 어울려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전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강렬한 댄스와 비트 넘치는 힙합 음악을 선사한 <스텝업 2 - 더 스트리트>도 쏠쏠한 재미와 감동이 가득하다.
올해 국내 영화 DVD로는 허영만 원작 만화를 영화화한 <식객>, 올림픽의 열기로 더욱 관심을 끌었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하정우 김윤석을 일약 스타덤에 수직 상승시킨 <추격자>, 5.18 민주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 등이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홋카이도 조선학교의 이야기를 다룬 김명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학교>도 올해 베스트 DVD에 넣고 싶을 만큼 소중한 DV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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