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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이근호의 '유럽여행'


네덜란드를 지나 프랑스를 거쳐 잉글랜드로. 이근호(24)의 '유럽여행'이 한창이다.

K리그 최고 골잡이이자 국가대표 주공격수 이근호가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채 유럽을 떠돌고 있다. K리그를 떠나 당차게 유럽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행선지를 바꾸면 바꿀수록 이근호의 발길은 꼬여가기만 한다. 무적선수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힌 것일까. 최근에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발길만 이어지고 있다.

이근호의 유럽여행 시작은 프랑스 낭트였다. 하지만 낭트와 99%까지 입단 협상이 진전됐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무산된 이유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낭트의 공격수가 부상을 당해 팀에 남게 됐기 때문이다. 낭트는 프랑스리그 16위의 하위권 팀으로, 이근호가 도전해볼 만한 팀이었다.

이후 이근호는 스페인, 벨기에 팀 등과 협상을 했다. 이들 팀과도 결국 협상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이 시기에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역시 입단테스트를 전제로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근호는 당장 주전으로 뛸 팀을 원한다며 거절했다.

이근호는 네덜란드로 향한다. 빌렘Ⅱ로 가 입단테스트를 받았다. 빌렘Ⅱ는 리그 12위의 중위권 팀으로 이근호가 충분히 가능성을 내비칠 만한 팀이었다. 하지만 빌렘Ⅱ는 이근호와 계약 협상을 했지만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언론들은 이근호와의 계약 결렬은 연봉 문제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빌렘Ⅱ와의 협상이 결렬되고 3월 중순이 지났다. 이제 K리그는 돌아올 수 없고, 무조건 유럽에 남아야만 하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경기를 뛴 지도 너무나 오래됐고, 숨겨놓았던 협상카드도 하나 둘씩 벗겨지고 말았다. 유럽에서의 방황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히어로였던 이근호의 대표팀 소집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급함이 밀려왔던 것일까. 자신에게 처한 위기가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했던 것일까. 이근호는 뜻밖의 프랑스행으로 국내팬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바로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 테스트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올림피크 리옹과 마르세유와 함께 리그 우승을 다투는 강호. 오아로가 붙박이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고, 지울리-팡크라트-샹톰-리앙뒬라-케즈만 등 세계적인 공격수가 즐비한 팀이다. 이근호가 주전 자리를 보장받는 팀으로 가겠다던 당초 입장과는 전혀 다른 행보였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이근호가 파리 생제르맹에서 주전 자리를 보장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블랙번을 거절한 이유가 무색해졌다. 무리수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결국 4일 동안의 입단 테스트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협상은 무산됐다.

그리고 이근호는 잉글랜드로 향했다. 18일 영국 언론은 이근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한국의 조원희가 입단한 클럽이다. 이근호의 위건행은 이근호의 실력만 보고 시도하는 순수함이 없어 보인다.

영국의 '바이탈 풋볼'은 이근호의 위건행이 한국 기업 현대의 스폰서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기업의 스폰서를 바라고 이근호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개운찮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K리그 토종 득점왕,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히어로. 이근호는 가장 잘나가던 시기에 유럽진출을 타진했다. 이런 흐름을 이어 지금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녀야 할 이근호가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전성기 시절을 결실 없는 유럽여행으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 이근호 자신에게나 축구팬들에게나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국축구에 있어서도 큰 손실이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인데 유럽 클럽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퇴짜 맞기 바쁘다. 이근호 본인이 가장 힘들겠지만, 국내 축구팬들 역시 자존심이 상한다. 이근호의 무리수를 쳐다보는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이근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뛸 수 있는 그라운드다. 계산기를 두드리기보다는 이근호의 선수 생명과 더욱 발전할 기량 유지가 중요하다. 전성기를 유럽만 방황하다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이근호가 하루빨리 팀을 찾아 예전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보고 싶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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