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이 요즘 김현수의 신들린 듯한 홈런포에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자칫 욕심으로 이어져 타격폼이 흐트러질까봐 걱정인 것이다.
김현수는 지난 14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1회초 선제 솔로포를 비롯해 5회초 결승 스리런포까지 때려내는 등 3타수 3안타(2홈런) 2볼넷 5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홈런쇼로 김현수는 타율 1위를 탈환했고, 올 시즌에만 8개의 홈런을 기록, 5월에 벌써 지난 시즌 기록(9개)을 갈아치울 기세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현수의 이러한 홈런 페이스를 썩 만족스러워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15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취재진과 즐겁게 잡담을 나누던 김 감독은 김현수로 화제가 옮겨가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기계'의 홈런쇼가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감독은 "(김)현수는 사실 홈런타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펀치(파워)가 없는 선수도 아니다"고 운을 떼면서 "홈런에 초점을 맞추다 자칫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까봐 걱정"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매스컴에서 어제 현수의 홈런에 대해 크게 칭찬하던데, 그만해줬으면 한다"며 "현수의 홈런은 노린 것이 아니라 치다보니 그 결과가 홈런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김현수 띄우기'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들어 히팅 포인트를 앞당기고, 스윙턴을 한층 빠르게 가져가면서 장타력이 크게 증가했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무거운 배트 사용으로 손목힘을 비롯해 전체적인 파워도 늘었다. 때문에 올 시즌 김현수는 안타와 홈런을 동시에 양산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김현수가 최근 상승세 탓에 자칫 타석에 들어서서 홈런을 의식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초장부터 장타를 노리게 될 경우 몸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오버스윙으로 이어져 결국은 타격 밸런스 자체가 무너진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현수가 개인적인 욕심을 내면 안된다. 감독은 개인 욕심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를 싫어한다"며 "팀플레이를 해야될 때 큰 스윙으로 자기 타율만 올리겠다고 하는 선수를 좋아할 수는 없지 않는가"라면서 김현수에게 평정심을 주문했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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