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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판서 실망감 안긴 릭 바우어, '마지막(?) 기회'


"얼마나 놀랐겠어? 조그만 선수들이 장타를 펑펑 쳐대니..."

LG 김재박 감독이 지난 26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팀의 새 용병투수 릭 바우어에 대해 묻는 질문에 조용히 그라운드를 응시하더니 내뱉은 말이다. 바우어에 대한 걱정이 아닌, 허탈한 마음에 언급한 반어적인 표현이었다.

김재박 감독은 27일 사직구장서 열리는 롯데와의 시즌 8차전에 바우어를 선발 예고했다. 바우어로서는 어찌보면 한국 무대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만큼 이날 경기에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할 판이다.

옥스프링을 대신해 LG 유니폼을 입은 바우어는 첫 시험 무대서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했던 바우어는 쓰라린 첫 경험을 했다. 최종 성적표는 1.1이닝 4피안타 4볼넷 7실점 평균자책점 47.25.

첫 등판이기에 아직 한국 선수들의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문제는 김재박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이 바우어의 구위에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도중 영입된 외국인 투수는 '대체용병'이라는 역할 때문에 평가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감독 입장에서도 구단 측이 고생해서 데려온 선수인 터라 제대로 검증을 거치기 전까지는 평가를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우어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초장(?)부터 쓴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김 감독은 "퀵모션이 느려서 주자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고 구위도 그저 그렇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다카하시 투수 코치 역시 "떨어지는 공을 보유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김재박 감독은 "한 번 정도 더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바우어에게 한 차례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 기회가 바로 오늘(26일) 롯데전 선발 등판이다.

바우어로서는 최근 롯데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가르시아가 여전히 시원스런 헛방망이질을 해대고 있지만, 이대호와 홍성흔이 살아나면서 중심타선의 타점이 높아지고 있다. 김주찬과 이인구는 여전히 제 몫을 해내고 있으며, 박정준 김민성도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일희일비, 24시간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던 롯데가 지난 24일 삼성전과 26일 LG전에서는 조정훈-장원준의 호투를 바탕으로 타선의 완벽 지원까지 보태지며 2연승을 내달려 반격의 기치를 올리고 있다.

더구나 바우어의 이날 선발 맞상대는 올 시즌 롯데의 무너진 선발진 중에서 그나마 로이스터 감독의 숨통을 틔워주던 이용훈이다. 오른손 중지 손톱이 깨지는 부상 탓에 최근 휴식을 취했지만, 그는 이날 복귀를 선언하며 힘차게 공을 뿌릴 준비를 갖춘 상태다.

과연 바우어는 '반신반의' 김재박 감독이 눈빛을 번뜩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에게 내려진 서운한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까. 자칫하다가는 사직 마운드가 한국 무대서 밟는 마지막 장소일 수도 있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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