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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농사'에 '재활용'까지... 두산의 힘겨운 용병 영입기


1월 6일 맷 왓슨 영입, 3월 30일 맷 랜들 퇴출, 4월 26일 후안 세데뇨 영입, 5월 24일 맷 왓슨 퇴출, 6월 28일 크리스 니코스키 계약 양도 신청

지난 28일 고심 끝에 두산 프런트가 칼(?)을 뽑아들었다. 새로운 용병으로 올 시즌 SK에서 퇴출당한 크리스 니코스키(36)에 대한 계약 양도 신청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것.

이는 곧 두산이 니코스키를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당해년도 순위의 역순으로 웨이버공시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점을 감안하면, 타구단이 영입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니코스키는 자연스럽게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다.

현재 니코스키는 일본에 체류 중이다. 30일 혹은 내달 1일 한국으로 건너와 두산 선수단에 합류하며 다시 한 번 코리안드림에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

문제는 이를 지켜보는 두산팬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2년 연속 한국시리즈서 격돌한 라이벌팀 SK에서 '퇴출'당한 선수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아무래도 지켜보는 두산팬 입장에서는 자존심도 상하고,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올 시즌 들어 두산은 계속해서 용병 영입에 난항을 겪었고, 애써 데리고 온 선수들도 현재까지 밥값도 못하고 있는 터라 다른 팀에서 한 번 쫓겨난 니코스키를 환영하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다.

되돌아보면 올 시즌 두산은 용병 덕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맷 랜들이라는 친화력 좋고 충성심 높은 효자 용병이 존재했지만, 올해는 전력상 따지고보면 '전멸'이다.

올해 초 두산은 김경문 감독이 그토록 탐탁치 않게 여겼던 타자용병(외야수) 맷 왓슨을 영입했다. 지난 겨울부터 김동주의 일본행이 타진됐기에, 김 감독도 타선의 공백을 염려해 어쩔 수 없이 구단에서 5년 만에 타자 용병을 건의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동주가 잔류했고, 외야수 자리는 만원에다 최준석마저 방망이가 터져주면서 왓슨은 설자리를 잃었다. 결국 왓슨은 2군을 오르내리다 가족과 함께 따뜻한 봄날 짐을 꾸려야 했다. 정확히 139일 간의 코리안드림.

왓슨을 영입하고 두 달여 후 시즌 개막 5일을 앞두고 두산은 지하철역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 부상을 입은 맷 랜들을 퇴출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4~5월에 전력을 집중하기 위해 랜들의 퇴출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새 용병 영입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런데, 그럴 듯한 선수를 모셔(?)오기가 쉽지 않았다. 30만달러라는 용병 상한액(혹은 더 얹어주더라도)으로는 한국야구에 통할 선수와 계약하기가 만만치 않았고, 다른 나라 리그도 시즌에 이미 돌입한 터였기에 두산 프런트는 용병 구하기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혀를 내둘렀다.

결국 4월말 데려온 선수는 트리플A 무대에도 서보지 못한 26세 후안 세데뇨. 총액 15만달러라는 싼 값에 데려왔기에 역시 부족한 점이 많았고, 김경문 감독이 우스갯소리로 언급한 '용병 농사(키운다는 의미)'는 윤석환 투수코치를 통해 현실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이 뽑아든 카드는 '재활용'이다. 두산은 스카우트 팀을 2차례 미국으로 파견, 우완 투수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팀내 좌완 보강 및 국내 무대 적응기를 감안해 니코스키가 그나마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두산이 니코스키의 계약 양도 신청을 했다고 전해들은 한 SK 관계자는 "불안하다. 리오스도 그렇고... 하필이면 재활용 잘하는 두산에 갔다"고 불안감(?)을 농담조로 표시하기도 했다.

과연 두산은 니코스키의 재활용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까. 현 엔트리상 좌완 투수가 한 명도 없는 두산에게 새로운 좌완이 영입됐지만, 향후 나아갈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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