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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형님(?)'...히어로즈 만의 훈훈한 매력


히어로즈를 이끄는 사령탑. 김시진 감독이 '덕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재미있으면서도 색다른 풍경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21일 목동 삼성전에 앞서 정민태 투수코치를 불렀다. 최근 구위 저하로 진땀을 흘리던 장원삼을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기에 신경이 쓰인 탓이었다. 물론 1군과 함께 훈련하며 컨디션을 가다듬고 있지만 2군 강등이라는 선택을 내린 감독으로서는 장원삼의 현 심정이 궁금했다.

김 감독은 "(장)원삼이 상태가 어떻냐"고 정 코치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고, 정 코치는 "자신감을 잃었다고 합니다. 던질 때마다 맞을 것 같다고 하네요"라고 장원삼의 심리상태를 전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김 감독은 순간 걱정이 커졌다. 부상 상황도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된 김 감독은 곧바로 장원삼을 불렀다.

장원삼을 옆에 앉혀놓고 팔짱까지 낀 김 감독은 이런저런 조언을 하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독려했다. 김 감독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라.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고 훈련에만 몰두해라. 앞으로 10경기 정도 등판할텐데 6승은 해야지. 부담스러우면 네 번을 진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느냐"고 한 동안 소속 선수가 아닌 후배로 장원삼을 대하며 격려를 해줬다.

장원삼은 '형님'의 격려가 부담스러운지 하늘만 쳐다보고 겸연쩍은 듯 웃으며 딴청을 부렸지만, 자신을 생각해주는 감독에게 고마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은 실제로 상당히 개방적인 지도자다. 사령탑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2군으로 내려보내는 등 냉정하게 조치를 취하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선수들과 형동생 사이처럼 허물없이 지낸다.

8개 구단 중 감독과 선수들이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는 팀은 히어로즈가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모든 것을 선수 입장에서 판단하고, 배려하는 감독이기에 실제 선수들도 김 감독을 '형님'처럼 따른다. 일례로 김 감독은 비시즌에는 선수들과 당구도 즐기고, 선수들의 인터넷 고스톱 머니가 부족하면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과감히(?) 알려주기도 한다.

장원삼은 감독의 격려가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네, 네"만 연발했지만 이 장면은 히어로즈의 팀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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